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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후변화, 중 스모그 더 짙게 한다”

지구 기온이 상승한다. 북극의 얼음은 녹고 러시아 시베리아에는 많은 눈이 내린다. 중국 북부지방에는 예전만큼 겨울철 북서계절풍이 세게 불지 않고 베이징의 스모그는 갈수록 짙어진다.


기후변화가 중국의 심각한 스모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들이 최근 잇달아 발표됐다. 기온이 올라가고 오염물질을 날려주던 바람이 잦아들면서 대기 중에 미세먼지 등이 그대로 머무르게 됐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대표적인 사례로 2013년 1월의 베이징을 꼽았다. 미국 조지아공과대학 지구대기과학연구소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실은 논문에서 당시 베이징에는 근 30년 사이 바람이 가장 적게 불었던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겨울에 부는 이 북서계절풍은 대기 중 오염물질을 동쪽 바다와 하늘 위로 날려 보낸다. 그런데 시베리아의 기압이 낮아지고 북쪽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줄어들자 오염된 공기가 정체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베이징을 포함해 중국 북부 대도시 하늘에 짙게 드리운 그해의 스모그 때문에 적어도 9만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모그에 갇힌 입자크기 2.5㎛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는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온 뒤 혈액 속에 남아 각종 심장질환, 폐질환을 야기한다. 2012년 말부터 2013년 초겨울까지 중국 대도시 74개 중 약 70%가 정부의 미세먼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오염물질 농도가 높은 데다 바람까지 불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난징대 훙랴오 교수 등 중국 연구팀도 지난 20일 네이처에 실은 논문에서 베이징에 바람이 예년보다 덜 불었다고 지적하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스모그 현상이 향후 수십년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의 주원인인 발전소나 공장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 노력해왔다. 훙 교수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더 분명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