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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아버님이 누구니? 로커 부자(父子) 이야기 Chapter 2


록음악을 가업처럼 하는 뮤지션은 많다. 물론 연주하는 포지션이나 성향이 사뭇 다른 경우도 많다. 정체성이 생명인 싱어송라이터인 경우에는 오히려 아버지와 달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아버지가 혁명적인 시도로 한 사조를 만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제 아무리 완성도를 높인다고 한들 비슷한 음악을 하게 되면 아류로 묻힐 수밖에 없다.
Jimi Hendrix에 비견될 정도로 신기에 가까운 기타연주를 선보이는 Eddie Van Halen의 아들 Wolfgang은 밴드 Van Halen에서 베이스를 치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혼자 스튜디오에 틀어박혀서 드럼, 베이스. 기타, 키보드를 연주하고 보컬 트랙까지 매만지며 솔로앨범 작업에 한창이다. Wolfgang은 혼자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Wolfgang은 지난달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해방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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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건 뮤지션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The Beatles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음악을 추구했던 John Lennon의 아들 Sean은 Beastie Boys와 Beck 등 이질적인 것들을 한데 융합시켜 쇼크를 줬던 1990년대 혁신가들의 방법론을 택했다. 이복형제 Julian이 스트레이트한 팝튠을 선택했던 것과도 달랐다. Sean은 1998년 데뷔앨범 [Into The Sun]에서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니카의 기묘한 공존, 여유로운 바이브로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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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o The Sun Into The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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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eue Qu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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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개봉한 영화 "굿바이 버클리"로 소개되기도 했던 Tim, Jeff Buckley 부자는 또 사정이 다르다. 아들 Jeff는 유일하게 세상에 남긴 앨범 [Grace](1994년)만으로 아버지의 명성을 압도한다. 사색적이면서도 강렬한 음악과 서른 살 요절로 드라마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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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jo Pin Mojo 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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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lac Wine Lilac 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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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llelujah Halleluj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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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ernal Life Eternal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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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eam Brother Dream Brother
    
하지만 아버지 Tim의 드라마도 강렬하다. 그는 1966년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앨범을 낸 이후 실험을 거듭했다. 포크를 베이스로 하면서도 재즈, 사이키델릭, 펑크, 소울 등 다양한 장르를 끌어안았다. 그의 음악은 너무나 시대를 앞서가 오히려 나중에 주목받았다. 후대 밴드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줬는데 국내에서도 유명한 Starsailor는 Tim의 1970년 앨범에서 밴드 이름을 따왔다. 1974년 [Look At The Fool]까지 28세로 요절하기 전 8장이나 음반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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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r Sailor Star Sailor
    
아마도 요즘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자는 Bob, Jakob Dylan일 것이다. Bob은 말할 것도 없이 왕성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하며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아들 Jakob은 아버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언론의 관심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소개한 이들 중 가장 꾸준하게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쌓아올리는 로커 주니어다. 아버지의 후광 없이 1990년대 후반 밴드 Wallflowers로 인기를 누렸고, 솔로커리어도 착실하게 쌓아오고 있다. 어쩌면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방랑하는 아버지 덕분에 자기 음악 세계를 구축하는 게 한결 수월했을지도 모르겠다.
Jakob은 1969년 12월9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Bob과 어머니 Sara Lowndes 사이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77년 부모가 이혼한 뒤에는 어머니 Sara와 함께 로스앤젤레스에서 죽 자랐다. 

하도 말이 많이 나와 Jakob이 2005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부자 사이가 좋다고 말했지만 실상 그렇게 상호작용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Jakob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알려준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형이었다. 형이 가지고 있던 The Clash와 The Jam, Buzzcocks 등 영국 록뮤지션들의 음반을 들으며 감수성을 키웠다. 특히 The Clash는 깊은 감명을 줬고 직접 음악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고등학생 때부터는 여러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내공을 길렀다.
1990년 결성한 밴드 Wallflowers의 음악은 아버지 Dylan보다는 Tom Petty & the Heartbreakers나 John Mellencamp 같은 하트랜드록에 가까웠다. 노동자의 삶을 노래하며 직선적이고 강한 사운드의 록말이다. 버진과 계약을 맺고 1992년 셀프타이틀 데뷔앨범을 냈지만 많이 팔리지 않았다. 버진과의 인연은 거기서 끝났다. 

밴드는 새 기타, 베이스 연주자를 영입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다른 레코드사 인터스코프와 계약을 맺고 프로듀서로 T Bone Burnett을 불러들여 만든 앨범이 바로 대표작 [Bringing Down The Horse]다. 1996년에 발표됐는데 첫 싱글 '6th Avenue Heartache'부터 바로 반응이 왔다. 이 곡은 록 라디오 방송에서 인기를 얻으며 모던 록 차트 8위까지 올랐다.
이 곡은 Jakob이 18살 때 처음 만든 노래다. 1집에 수록하려고 했지만 밴드 멤버들이 만족할 만한 테이크가 나오지 않았고 2집에 싣게 됐다. 이마저도 프로듀서와 레코드사가 탐탁지 않아 했지만 Jakob이 밀어부쳐서 겨우 실을 수 있었다. 

1996년 11월 낸 두 번째 싱글 'One Headlight'는 더욱 인기를 끌었다. 빌보드 에어플레이 차트에 5주간 2위를 했고, 모던 록, 메인스트림 록 차트에서는 1위에 올랐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1998년 그래미에서 최우수 록 노래, 베스트퍼포먼스 등 2개 부문을 수상했다. 롤링스톤은 위대한 팝송 100곡 중 58위에 랭크시키기도 했다. 밴드는 이후 몇 장의 앨범을 더 냈지만 평단이나 대중의 반응은 예전만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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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 Headlight One Head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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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ob은 2006년 아버지 Dylan이 오래 몸담았던 콜럼비아와 계약을 맺으며 솔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8년 명 프로듀서 Rick Rubin과 함께 만든 앨범 [Seeing Things]를 내놨다. 밴드 시절과 다르게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단촐하게 차린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음악적으로 아버지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유와 상징이 넘실대는 아버지의 노랫말과 달리 훨씬 직선적이고, 목소리때문에 더 따뜻하게 들린다. 2010년에도 솔로앨범 [Women + Country]를 냈는데 빌보드 앨범차트 12위까지 올랐다. [Bringing Down The Horse]가 4위에 올랐던 이후 최고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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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ll It Grow Will It G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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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ob은 다시 Wallflowers와 함께 돌아왔다. 2012년 앨범 [Glad All Over]를 발표했고, 지난해 롤링스톤과 인터뷰에서는 1960년대 노래들을 커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Neil Young, Beck도 참여해 노래를 부르고 연주했다고 했다. 

혹시 아버지의 노래들도 커버할까. 롤링스톤의 질문에 Jakob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뇨. 커버해야할 노래들이 많아요. 아직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고요. 그건 정말 멋진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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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재

경향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