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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Prince의 죽음 뒤에 떠오른 것들

2016년 음반을 가장 많이 판 아티스트는 Adele도 Beyonce도 아니었다. 최근 빌보드는 지난해 고인이 된 Prince가 223만장을 팔아 221만장에 그친 Adele을 제쳤다고 발표했다. Prince의 앨범 중에서도 2001년 발매한 베스트앨범이 약 67만장으로 가장 많이 팔렸고, 1984년작 [Purple Rain]이 약 50만장으로 뒤를 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하루의 시작을 함께한다는 그 앨범이다.
앨범 판매는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4월 21일부터 한 달 사이에 집중됐다. 인터넷 다운로드까지 합하면 그의 음반은 총 770만장 팔렸다. 올해도 앨범이 나온다. [Purple Rain] 수록곡들을 리마스터링하고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곡들까지 묶은 재발매 앨범이 연말 발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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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rple Rain Purple Rain
    
생전 Prince의 사생활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사생활을 드러내는 걸 극도로 꺼렸다. 좀처럼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밴드 멤버들은 물론 같이 음악작업을 했던 사람들과 기밀유지 협약을 맺을 정도였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21일 Prince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다. 대중이 그토록 궁금해했던 무대 뒤의 이야기는 이제서야 주변 사람들의 말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Prince의 아트디렉터였던 Steve Parke는 패이즐리파크 스튜디오에서 그와 함께 했던 시절들을 회고하는 책을 냈다. Parke는 이 책에서 Prince가 영화 "Purple Rain"에서 가발을 쓰기도 했다고 밝혔다. 영화촬영이 끝난 뒤에 다시 추가로 촬영할 일이 있었는데 이미 Prince가 머리를 짧게 자르고 금발로 염색을 한 뒤였다. 어쩔 수 없이 가발을 쓰고 촬영에 들어갔다. 가발 사이로 머리가 삐져나오는 통에 머리를 다시 흑발로 염색해야만 했다. 

Prince는 완벽주의자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때로 밴드 멤버들에게 무자비하게 대했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건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1993년 투어에 참여했던 밴드 New Power Generation의 트롬본 주자 Michael Nelson은 끔찍한 기억 하나를 롤링스톤에 털어놓았다.
하루는 'The Flow'를 연주하는데 솔로파트를 놓쳐버렸다. 다음날 Prince는 Nelson에게 "당신이 오늘 솔로파트를 연주하죠?"라고 물었다. 긴장한 Nelson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Prince는 "어제 한 연주가 최고였어요"라고 말하고는 가버렸다.

그날 공연에서 솔로파트를 연주할 때가 됐을 때 Prince는 들고 있던 권총모양의 마이크를 Nelson의 머리에 겨눴다. 실수에 대한 경고였다. Nelson은 Prince가 일주일 내내 그랬다면서 "그때는 더 이상 쇼비즈니스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The Flow The Flow
Prince는 이름이 많았다. 그는 송라이터로서 Alexander Nevermind, Joey Coco, Jamie Starr 등 여러 가명을 썼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법원문서에 따르면 사생활에서도 다른 이름을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Peter Bravestrong이란 이름으로 여행을 다니며 자신의 정체를 숨겨왔다. 이 이름은 마지막 콘서트 무대 행선지였던 애틀란타로 부쳐진 수화물 태그에서 발견됐다. 

사후 패이즐리파크에서 발견된 여행가방에서는 그의 친구이자 드러머인 Kirk Johnson 이름으로 처방 받은 약병 몇 개가 들어 있었다. 미 수사당국은 그를 죽음으로 내 몬 처방전을 Prince가 어떻게 얻었는지 여전히 수사중이다. 이 가방에는 'U Got The Look'의 노랫말을 손으로 적은 메모지도 있었다.
Prince는 음악적으로는 매우 솔직하고 개방적이었다. 노랫말에 성적인 메시지는 물론 욕설도 서슴지 않고 썼다. 하지만 2003년 여호와의 증인에 귀의한 이후로 달라졌다. Prince는 이후 더 이상 노랫말에서 욕설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비속어가 많이 나오는 'Sexy M.F.'도 라이브 연주에서 제외했다.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도 욕설을 하는 사람에게서 벌금을 걷었다. 무릎을 찧어서 나오는 "제기랄" 같은 무의식적인 욕설도 예외가 아니었다. Prince의 동료들 말에 따르면 그와 함께 작업한 뮤지션 중에는 하루에만 수백달러를 벌금으로 낸 사람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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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xy Dancer Sexy D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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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xy M.F. Sexy 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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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ling Nikki Darling Nik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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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일상은 너무나 평화로웠다. 그는 2016년 4월16일 토요일, 자전거를 타고 동네 레코드숍에 갔다. 이날은 미 전역 1,400여개 독립 레코드숍들을 위한 날, "레코드스토어데이"였다. 그는 Stevie Wonder의 [Talking Book], Joni Mitchell의 [Hejira], Santana의 최신작 [Santana IV] 등 6장의 CD를 샀다. 근처 미용실에 있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였고, 커피숍에 들러서는 휘핑크림 없는 카페모카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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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perstition Superst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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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yote Coy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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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elia Ame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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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jira Hej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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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hizo Echizo
    
그의 장례는 사후 이틀이 지난 23일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만 참석한 채 화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난 아들 Ahmir를 위해 Prince가 만들었던 곡 'Comeback'이 울려 퍼졌다. 팬클럽에만 공개한 싱글로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곡이다.

1996년 첫 번째 부인 Mayte Garcia와 사이에서 낳은 Ahmir는 두개골이 찌그러지고 안구가 돌출되는 희귀 유전병 파이퍼 증후군을 앓다 숨을 거뒀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노래는 20년의 세월을 지나 Prince 자신을 위한 노래가 되었다. 노랫말은 이렇다. "당신에게 정말 소중한 누군가를 잃었다면 절대 그 사람이 떠났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들은 돌아올 겁니다."
박효재

경향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