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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영화처럼, 로큰롤처럼

영화 "La La Land"의 감독 Damien Chazelle가 뮤지컬 TV시리즈를 제작한다고 한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제목은 "더 에디"에 프랑스의 한 클럽을 배경으로 한다. 클럽 소유주와 하우스밴드 멤버들이 파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La La Land"의 이야기가 계속된다는 느낌이 든다. 영화는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 간절히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바스찬(Ryan Gosling)은 재즈 뮤지션을 꿈꾸지만 "진짜" 재즈를 몰라주는 현실에 가로막힌다. 생계를 유지하려고 레스토랑에서 동요 같은 곡들을 연주한다. 그러다 미아(Emma Stone)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나중에는 제대로 된 재즈가 흘러나오는 클럽까지 세우게 된다.
스포일러는 여기까지. 미아와의 사랑은 어떻게 됐냐고 묻지만 않는다면 해피엔딩이겠지만 뭔가 헛헛하다. 결국 꿈을 이룬 클럽 주인의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던 차에 클럽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드라마가 나온다고 하니 기대된다.

영화를 채우는 배경음악은 역동적인 뮤지컬 음악, 자유로운 프리재즈, 그리고 애잔한 팝튠의 스코어들이다. 음악은 영상과 만나 살아있는 언어가 된다. 록 매니아들에게도 그런 살아 숨쉬는 음악언어를 만날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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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Billy Elliot"는 발레리노를 꿈꾸는 11살 탄광촌 소년의 이야기다. 더 자세히 배경을 파고 들어가면 영국 잉글랜드 북부 Durham의 탄광촌, 1980년대 '철의 여인'이라 불리던 Margaret Thatcher가 총리를 하던 때이다. 

1984년 3월 Thatcher 정부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을 발표했다. 채산성이 없는 20여개 탄광을 폐쇄하거나 통합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 2만여 명을 정리해고하는 내용이었다. 노조는 장기파업으로 대항하는데 영화 속 빌리(Jamie Bell)의 아버지 재키(Gary Lewis)와 형 토니(Jamie Draven)가 벌이는 파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 영화가 묘하게 끌렸던 이유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한 데 모여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재키는 빌리에게 복싱을 배우게 하지만 정작 빌리는 같은 체육관에서 수업을 하는 발레에 더 끌린다. 중력을 거스르는 우아한 몸동작에서 자유를 본 것이다. 

빌리가 침대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잠을 깨는 영화의 첫 장면에서 나오는 T.Rex의 'Cosmic Dancer'는 발레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경쾌한 현악기 연주로 붕뜨는 기분이 드는 The Style Concil의 'Shout To The Top'도 발레의 동작을 표현하는 데 딱이다.
빌리에게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어서 그 가족들이 치열하게 싸움에 나서는 장면들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토니와 재키가 참여하는 반정부시위 장면에서는 The Clash의 'London Calling'이 흘러나온다. 

영화는 가족이라도 이렇게 다른 성향을 가진 이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서로 인정하고 상대방의 꿈을 위해 헌신하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아름다운 이야기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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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음악이 흘러나오는 영화"하면 "School Of Rock"를 떠올릴 것이다. "Billy Elliot"가 진지한 가족드라마였다면 이 영화는 코미디다. 하지만 뚱뚱하고 촌스러운 외모때문에 밴드에서도 쫓겨나는 처량한 신세에도 굴하지 않고 로커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듀이(Jack Black)의 열정만큼은 진지하다.
"School Of Rock"은 Ramones부터 Deep Purple, Led Zeppelin, AC/DC에 이르기까지 쉴 새 없이 록음악이 흘러나온다. 그중 가장 극적인 장면에 울려 퍼지는 곡은 Stevie Nicks의 'Edge of Seventeen'이다. 

친구의 이름을 사칭해 몰래 초등학교 교사로 위장취업한 듀이가 완고한 교장 선생님 로잘리(Joan Cusack)의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곡 덕분이다. 로잘리는 섹시한 이 노래 앞에서 무장해제되고 듀이와 함께 춤을 추며 친한 사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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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비평가가 되려는 아이의 꿈에 대한 영화 "Almost Famous"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는 감독 Cameron Crowe의 유년 시절을 그린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인공 윌리엄(Patrick Fugit)은 대학교수인 어머니의 극성에 시달리다 가출한 누나 아니타(Zooey Deschanel)가 자신에게 몰래 남기고 간 록LP들을 들으며 록마니아로 성장하고 비평가까지 꿈꾸게 된다.
아니타는 동생 윌리엄에게 "침대 밑의 가방을 열어보렴"이라고 속삭인다. 가방 안에는 아니타가 여태 몰래 들어왔던 LP들이 쏟아져나왔다. 아니타가 남긴 메모에는 "촛불을 켜고 [Tommy]를 들어보렴. 자유를 느끼게 될 거야"라고 쓰여 있다. 록음악은 늘 그렇듯 어딘가에 잃어버리고 온 꿈, 자유의 메시지로 우리를 흔들어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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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재

경향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