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트럼프의 사우디 무기판매 계약, 이번에도 ‘중개역’은 사위 쿠슈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즈니스엔 항상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따라다닌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1100억달러(약 124조원) 규모의 무기거래 계약을 체결하는 데도 쿠슈너가 중개역 역할을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쿠슈너는 1일 미국을 방문한 사우디 고위대표단과 만났을 때 처음 무기구입 계약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는 미 정부가 계약을 제 시간에 마무리해 트럼프의 사우디 방문 기간에 발표할 수 있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양측은 전투기와 함정, 정밀유도폭탄 등 구체적인 구매리스트를 논의했다.


쿠슈너를 비롯한 미 정부측 협상단은 탄도미사일을 격추시킬 수 있는 록히드마틴의 레이더시스템 구매도 제안했다. 사우디 대표단이 값이 비싸다며 망설이자 쿠슈너는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CEO)인 매릴린 휴슨에게 전화를 걸어 가격을 깎아줄 수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하며 계약을 성사시켰다. 전·현직 관리들은 회의 도중 계약자에게 전화를 거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법률적인 문제가 제기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록히드마틴은 지난 2월에도 미 국방부에 팔려고 한 F-35전투기가 너무 비싸다고 트럼프가 불평하자 값을 낮춰줬다.


하지만 국정을 가족 비즈니스처럼 여기는 트럼프와 측근들의 태도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는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데릭 숄레이는 뉴욕타임스에 “사우디 왕가가 트럼프 일가와 직접 거래를 하려고 하는 점이 전 정부 때와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협상단이 대통령 사위와 거래를 하는 모습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고 꼬집었다. 쿠슈너는 지난 3월 무함마드 빈살만 부왕세자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를 만났을 때도 자리를 함께 하며 사우디 왕가와 관계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