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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이 있다면 말이야” 동료 과학자에게 쓴 아인슈타인의 편지

“신이 있다면 말이야” 동료 과학자에게 쓴 아인슈타인의 편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사진)이 1950년대 미국 사회에 불던 매카시즘 광풍을 피해 브라질로 떠났던 동료 과학자를 다독이며 쓴 편지가 공개됐다. 1951년부터 1954년까지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에게 보낸 편지 5통이 오는 20일부터 경매에 부쳐진다고 12일(현지시간)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들이 전했다.


아인슈타인과 봄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같이 일하면서 친구가 됐다. 편지에는 양자역학에 관한 대화도 있지만 브라질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던 봄을 위로하는 내용들이 주로 담겨 있다. 봄은 1951년 미 하원의 반국가행위위원회에서 공산당 연계 의혹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며 브라질로 떠났다.


아인슈타인은 세상을 떠나기 전 해인 1954년 2월 보낸 편지에서 “만약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면, 신은 우리를 이해시키기 쉽지 않다는 걸 제일 걱정했을 것”이라고 썼다. 1953년 2월 보낸 편지에서는 매카시즘광풍에 사로잡힌 미국 사회를 20세기 초반 빌헬름 2세 통치시절의 독일에 비유했다. 빌헬름 2세는 범게르만주의를 앞세워 군비를 확장하고 식민지쟁탈전에 뛰어들면서 1차 세계대전에 불을 지폈다.


아인슈타인과 마찬가지로 유대인인 봄은 자신이 이스라엘로 가는 것은 어떻겠냐며 조언을 구했다. 아인슈타인은 예루살렘의 히브리대학 초대 이사장을 지내고 1952년에는 대통령직을 제안받을 정도로 이스라엘과 유대관계가 깊었지만 친구에게 이스라엘행을 권하지는 않았다. “지적으로 매우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곳이지만 발전가능성이 적다”고 했다.


봄은 1992년 사망했다. 이스라엘에 살며 편지를 보관해온 그의 부인 사라 울프슨마저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나면서 편지들이 경매시장에 나왔다.


경매는 8000달러(약 900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