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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의 볼쇼이극장이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발레리노 루돌프 누레예프(사진)의 일대기를 그린 발레공연 <누레예프>를 며칠 앞두고 취소했다. 취소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성애자였던 누레예프의 삶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9일(현지시간) 가디언,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루돌프 누레예프가 영국 런던 로열발레단 소속이었던 1969년 3월, 발레리나 마고트 폰테인과 함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lt;펠레아스와 멜리장드&gt;의 마지막 무대연습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루돌프 누레예프가 영국 런던 로열발레단 소속이었던 1969년 3월, 발레리나 마고트 폰테인과 함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의 마지막 무대연습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볼쇼이극장이 해외 각국 비평가들과 연출자들을 11일 초연에 초대해놓고 8일에서야 공연을 취소했다. 극장은 대신 <돈키호테>를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다음 시즌 공연일정은 모두 확정됐다”면서 “2018~2019시즌 전까지는 ‘누레예프’ 공연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취소 이유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거부했다. 극장은 공연이 무산된 게 아니라 연기된 것일 뿐이라면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를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극장 대표 블라디미르 우린은 온라인에 올린 동영상에서 “극단에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으니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7일 극단은 드레스리허설(의상과 분장을 갖추고 하는 마지막 무대연습)까지 마쳤다. 볼쇼이극장은 이 영상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고 찬사가 이어졌다.


러시아 정부가 꺼리는 내용이 많아 공연이 취소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누레예프의 동성애를 묘사하는 부분이 공연 취소의 주된 이유였을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13년 미성년자에게 ‘비전통적’인 성관계를 선전하거나 동성애를 옹호하는 말을 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에 서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3월에도 미국 디즈니의 실사 영화 <미녀와 야수>가 동성애를 옹호한다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16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하도록 했다.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발레리노지만 다른 나라로 망명한 누레예프를 다루는 것을 정부가 불편해했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누레예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카야발레단에서 활동하다 1961년 프랑스 파리 공연 때 오를리 공항에서 망명했다. 냉전 당시 구소련 유명 예술가로서는 첫 망명으로 이목을 끌었다. 영국 런던 로열발레단에서 춤을 췄으며 ‘춤의 지배자’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1982년 오스트리아 시민권을 취득한 뒤 이듬해부터 1992년까지는 프랑스 파리 오페라발레단에서 안무가로 활약했다. 고전인 <백조의 호수>와 <지젤> 등을 새롭게 해석해 호평을 받았다. 1993년 에이즈로 인한 합병증으로 54세를 일기로 숨졌다.


러시아 정보당국은 지난 5월, 공연 연출을 맡은 키릴 세레브레니코프를 정부의 예술진흥기금 횡령혐의로 구금하고 심문했다. 세레브레니코프는 정부의 예술작품 검열을 비판하고 정부가 꺼리는 주제들을 공연에 올리는 등 대립해왔다. 발레비평가 타티야나 쿠즈네초바는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인터뷰에서 “세레브레니코프는 주인공 무용수 이름도 알리지 않는 등 마지막까지 공연 내용을 비밀에 붙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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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