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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그 밴드, 그 뮤지션의 사정

지난 24일 Justin Bieber의 월드투어 중단 소식은 핫이슈였다. 해외 연예매체들은 Bieber가 휴식을 취한다고 일본, 홍콩, 미국에서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갑작스런 취소에 매너가 아니라는 비난도 나왔지만, 뮤지션이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재충전을 하겠다는 뜻을 존중해줘야 한다며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갑작스런 공연 취소사례는 부지기수다. 그냥 기분 내키는 대로 공연을 취소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때로는 정말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난감한 이유, 황당한 사례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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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 Yourself Lov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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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oon5는 2015년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공연을 하기로 했지만 돌연 취소됐다. 밴드의 건반주자 Jesse Carmichael의 트위터 멘션이 중국팬들과 당국을 화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Carmichael은 달라이 라마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글을 남겼고, 이는 매우 정치적인 행위로 여겨졌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불교의 종파인 황모파의 수장인 법왕의 호칭이다. 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이자 실질적인 통치자를 가리키는 용어다. 14대 달라이 라마 Tenzin Gyatso는 중국 정부에 티베트의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1959년부터 중국 공산당을 피해 망명 중이다.
Carmichael은 나중에 트위터 멘션을 삭제했지만 성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고 공연은 결국 취소됐다. 중국에서 정치적인 행위를 이유로 공연이 취소된 사례는 Maroon5 이전에도 있었다. Noel Gallagher와 밴드 Linkin Park도 티베트의 독립운동을 지지했다가 공연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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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s Love This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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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Kings Of Leon의 공연 취소 사례는 그렇게 멋있지는 않다. 2010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공연을 할 때였다. 밴드는 처음 두 곡만 부르고 공연을 중단해야만 했다. 베이스 주자 Jared Followill이 비둘기 떼의 공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비둘기들의 배설물이 Followill의 얼굴, 그것도 입 주위에 떨어졌다. 밴드는 바로 공연을 중단하고 의료진을 불렀다. 인수공통전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였다. 너른 공간, 횃대로 쓸 만한 비계가 많은 야외 콘서트 공연장은 록커들 뿐만 아니라 비둘기들에게도 천국이다. 록커들은 늘 비둘기들의 공격에 대비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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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x On Fire Sex On 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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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e Somebody Use Some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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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oser Cl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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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elry Revelry
    
황당한 이유로 치자면 Neil Young도 빠지지 않는다. 햄샌드위치가 Young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1997년 유럽 16개국을 도는 투어공연을 앞두고 왼손 검지를 칼에 깊이 베였다. 햄샌드위치를 반으로 자르려다 손가락을 잘못 건드린 것이다. 의사는 당분간 기타를 손에 대지도 말라고 충고했고, Young의 밴드 Crazy Horse도 잠시 개점휴업해야만 했다.
Young은 사과성명을 내면서 특유의 블랙유머를 잊지 않았다. "샌드위치를 반으로 잘라먹다가 투어를 망칠지 알았다면 통째로 먹었을 것"이라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맥 앤 치즈만 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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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rt Of Gold Heart Of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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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d Man Old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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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rvest Moon Harvest Moon
    

< Weezer >

부상, 그리고 수술때문에 공연을 취소하는 경우는 지금도 왕왕 있다. Adele은 성대가 손상되는 걸 막으려고 수술을 받아야 해서, Wham!의 Andrew Ridgely는 코성형수술 때문에 공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Weezer의 보컬 Rivers Cuomo도 수술때문에 공연을 취소했는데 깊이 이유를 파고 들어가보면 짠해진다.
Weezer는 1994년 데뷔작 블루앨범 때부터 평단과 팬들의 고른 지지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이듬해 Cuomo는 다리 길이 차이를 줄이는 수술을 받겠다며 돌연 몇몇 공연을 취소한다. 그의 왼쪽 다리는 오른쪽 다리보다 4센티미터 넘게 짧다.

나중에 한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Cuomo는 "록 뮤지션이 되기에는 어마어마한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결점이었다"고 말했다. 밴드가 막 유명해지려던 찰나,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술을 하고 회복을 하는 시간동안 Cuomo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았다. 자신감도 되찾았고, 무엇보다 회복기 동안 하버드대에서 클래식 작곡을 공부하며 탄탄한 기본기를 다졌다. 전화위복은 Cuomo를 두고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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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y Holly Buddy Ho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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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재

경향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