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미국 시애틀 그런지 신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이었던 Chris Cornell이 현지시간으로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향년 52세. 충격적인 사망소식이었다. 그는 Soundgarden을 재결성해 디트로이트에서 투어를 하던 도중 목을 매 생을 마감했다. 올초에는 12년 만에 Audioslave 보컬로 나서 안티 도널드 트럼프 공연에 나섰다. 일회성 합동공연이었지만 Cornell이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그런지의 살아 있는 전설은 그렇게 허망하게 갔다.
경찰과 가족들은 사생활을 보호해달라며 공개를 꺼렸다. 오랫동안 앓아온 우울증 때문으로 추정된다. Cornell의 본명은 Christopher John Boyle이다. 1964년 6월20일 시애틀 태생으로 15살 되던 해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어머니 손에 길러졌다. Cornell은 가명이 아니라 어머니의 처녀적 성씨를 따른 것이다. 아버지의 부재는 그에게 외로움을 불러들였다. 물건을 훔치고 마약에 빠져들기도 했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그 해 학교를 그만두기도 했다.
Cornell을 양지로 끌어올린 건 음악이었다. 레스토랑 주방에서 일하며 가족 생계를 돕던 그는 시애틀 지역 커버밴드에서 드럼을 치면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극복해나갔다. 친구들과 1984년 밴드 Soundgarden을 결성하면서부터는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Rage Against The Machine(이하 RATM)과 뭉쳐 만든 Audioslave로도 인기를 끌었고 솔로 커리어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밴드 매니저였던 Susan Silver와 결혼해 2000년에는 딸을 낳았다. 얼마 못 가 이혼했지만 홍보 일을 하던 Vicky Karayiannis와 2004년 재혼해 딸과 아들을 두고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왔다. 우울증과 약물·알코올중독으로 고생했지만 2003년 재활센터에 입원한 뒤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Vicky는 "남편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면서 불안장애 치료 처방약 애티반을 과다 복용해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Jimmy Page & Elton John 트위터 캡처 >
어찌됐든 그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뮤지션들은 일제히 애도했다. Led Zeppelin의 기타리스트 Jimmy Page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재능 있었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젊은 나이에, 믿기 힘든 큰 손실"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Elton John은 충격을 받았고 슬프다면서 "Cornell은 위대한 싱어송라이터였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Dave Navarro도 그의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Cornell의 밴드 Soundgarden은 The Melvins와 함께 펑크의 젊은 에너지를 Black Sabbath 처럼 느린 템포 안에 눌러 담은 사운드로 유명하다. 시애틀 그런지 4인방 중 가장 메탈에 가까웠다. 묵직한 사운드가 돋보인 1988년 데뷔작 [Ultramega OK]로 그래미 베스트 메탈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 [Badmotorfinger](1991) & [Superunknown](1994) >
이듬해 [Louder Than Love]를 발표하는 등 인디 레이블에서 몇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일부 멤버의 탈퇴 이후 라인업을 재정비하면서 본격적인 성공가도를 달렸다. 1991년작 [Badmotorfinger] 때부터 노래들이 꾸준히 라디오 전파를 탔다. 하이라이트는 [Superunknown](1994년)이다. 판매고는 멀티 플래티넘을 기록했고, 수록곡 'Black Hole Sun', 'Spoonman'으로 그래미상을 받았다.
1996년 [Down On The Upside]에 이르기까지 밴드의 인기는 여전했다. Cornell은 작곡능력도 좋았지만 4옥타브를 넘나들면서도 안정적인 음장악력과 매력적인 음색으로 일세를 풍미했다. 메탈에 기반한 묵직한 사운드와 더불어 그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Soundgarden은 시애틀 그런지 4인방으로 자리매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 Audioslave >
그의 목소리는 영화계에서도 탐냈다. Cornell은 Audioslave로도 성공했고 쿠바에서 처음으로 공연한 미국 밴드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얻었지만 2007년 발매된 솔로 앨범 [Carry On]을 내려고 팀을 떠났다. 특히 영화 "007 Casino Royal" 주제가로 먼저 선보였던 수록곡 'You Know My Name'이 인기를 끌었다. 영화 제작자가 직접 Cornell을 보컬로 낙점했다.
Daniel Craig가 주연을 맡은 뒤로 007시리즈는 액션신이 많아지고 한층 터프해졌다. 그 파워에 걸맞은 인물로 Cornell을 선택한 것이다. Cornell은 이 곡을 영화 사운드트랙 작곡가인 David Arnold와 함께 썼고 그래미상 영화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 "노예 12년" 사운드트랙 'Misery Chain'에 참여하고, "Machinegun Preacher"에 삽입된 'The Keeper'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르는 등 영화음악 부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Daniel Craig가 주연을 맡은 뒤로 007시리즈는 액션신이 많아지고 한층 터프해졌다. 그 파워에 걸맞은 인물로 Cornell을 선택한 것이다. Cornell은 이 곡을 영화 사운드트랙 작곡가인 David Arnold와 함께 썼고 그래미상 영화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 "노예 12년" 사운드트랙 'Misery Chain'에 참여하고, "Machinegun Preacher"에 삽입된 'The Keeper'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르는 등 영화음악 부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2009년에는 Timbaland가 프로듀싱한 일렉트로닉 힙합곡 'Part Of Me'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Soundgarden과 Audioslave 멤버로, 또 솔로로도 멋진 활약을 보여준 그의 목소리를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Jimmy Page의 트위터 멘션대로 음악계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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