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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대사들 불러놓고 “우리 고기 안전” 강변한 브라질 대통령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왼쪽)이 19일 자국 주재 대사들을 대통령 관저인 플라나우투궁으로 초대해 브라질산 고기로 만든 바베큐를 함께 먹었다. 최근 연방경찰이 썩은 고기를 시중에 팔고 해외에 수출한 업체들을 적발하면서 브라질산 고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브라질리아|AP연합뉴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왼쪽)이 19일 자국 주재 대사들을 대통령 관저인 플라나우투궁으로 초대해 브라질산 고기로 만든 바베큐를 함께 먹었다. 최근 연방경찰이 썩은 고기를 시중에 팔고 해외에 수출한 업체들을 적발하면서 브라질산 고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브라질리아|AP연합뉴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미·중, 유럽 각국 대사들을 대통령 관저인 브라질리아의 플라나우투궁으로 초대했다. 연방경찰이 최근 육가공품 제조 공장을 급습해 시중에 썩은 고기를 판매해 온 업체들을 적발하면서 브라질산 고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를 누그러뜨리려 직접 나선 것이다.


연방경찰은 지난 17일 30여개 육가공 공장과 관련시설 194곳을 긴급 수색해 썩은 고기를 판매해 온 업체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연방경찰이 단속한 업체들 중에는 세계 최대 소고기, 닭고기 수출업체인 JBS와 BRF도 있었다. BRF의 공장 중 한 곳은 경찰 조치로 지난 17일 바로 문을 닫아야만 했다. 하지만 테메르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공장은 브라질 육가공 공장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테메르는 “전체 4837개 공장 중에서 겨우 21곳만 위생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6곳만 지난 60일간 고기를 해외에 수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체 1만1000여개 업체 중 단 33개 회사만 조사를 받고 있다고도 했다.


테메르는 브라질 고기 품질은 자신이 보증한다면서, 대사들과 함께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었다. 블라이루 마기 농업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업체들에 한정된 일이며 브라질은 매우 까다로운 품질검증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대통령을 거들었다.


대통령까지 발벗고 나선 건 육가공품 거래시장의 큰 손인 미국과 중국, 유럽이 브라질산 고기 수입을 막을까봐서다. 이 나라들은 연간 약 13조4000억원 어치의 고기를 사들인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BBC 등은 브라질 고기 문제를 일제히 보도했고, 경찰 수사의 파장은 고기를 사들이는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 주앙 크라비뉴 유럽연합(EU) 대사는 19일 트위터에 “소비자 건강은 EU의 최우선 가치”라면서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한다는 보장이 있을 때만 브라질산 고기를 수입할 것”이라고 썼다.


테메르는 대사들에게 도축장과 경찰 조사를 받는 업체들을 조사하는 별도의 태스크포스를 농업부 주도로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테메르의 말 한 마디로 사태가 정리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장을 감독해야할 관리들과 정치인들까지 연루된 조직적인 비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갑자기 불거진 사건도 아니다. ‘썩은 고기’라 이름붙인 경찰의 대규모 급습작전은 2년 동안의 수사 끝에 이뤄졌다. 지난 17일 이른 아침부터 경찰관 1000여명이 6개주에 흩어진 194개 공장을 수색했고, 현장에서 30명 넘게 체포했으며, 공장 3곳의 문을 닫게 했다.


경찰은 몇몇 기업 간부들이 정부의 식품안전 인증을 받기 위해 감독관과 정치인들에 뇌물을 줬다고 밝혔다. 테메르의 집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과 연정 정당인 진보당(PP)에도 뇌물이 흘러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은 18일 위생검사관을 매수하고 공장폐쇄를 막으려 관료에게 뇌물을 준 BRF의 로비스트 호니 노게이라를 상파울루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