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들이 신성시하는 갠지스강이 뉴질랜드 황거누이강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간과 같은 대우를 받는 강이 됐다.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고등법원은 20일(현지시간) 갠지스강과 가장 큰 지류인 야무나에 인간과 동등한 법적지위를 부여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앞으로 강을 오염시키거나 훼손하면 타인을 해쳤을 때와 똑같이 처벌받는다.
법원은 “갠지스와 야무나는 태고적부터 물리적으로, 영적으로 우리에게 자양분이 돼주었다”면서 강 보존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북부 히말라야산맥 강고트리 빙하에서 발원한 갠지스는 바라나시, 하리드와르 등 힌두교 성지를 거쳐 동쪽으로 흐른다. 길이만 2500㎞에 이른다. 힌두교도들은 갠지스를 ‘강가’라고 부르며 여신으로 모신다. 이곳에서 업보를 씻을 수 있다고 생각해 목욕도 하고 시신을 화장해서 뿌리기도 한다.
법원은 최근 세계 최초로 인간 지위를 부여받은 뉴질랜드 황거누이강을 사례로 들었다. 뉴질랜드 의회는 15일 원주민 마오리족이 신성시하는 황거누이강에 법인격을 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원은 갠지스강과 지류의 보존업무를 담당할 감독관 3명을 임명하고 3개월 안에 강 관리위원회를 만들라고 명령했다.
이번 소송은 연방정부가 제기한 것이다. 연방정부는 우타라칸드 주정부와 이웃한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가 갠지스강 보존을 위한 전문가위원회 구성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그 사이 강은 걷잡을 수 없이 오염됐다. 2012년 인도 의학연구회는 갠지스강에서 각종 독소와 중금속 물질을 발견했고 강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암 발병률이 어느 지역보다도 높다고 지적했다. 델리 주민 1900만명의 식수원인 갠지스의 지류 야무나는 물이 흐르지 못하고 고인 채 썩어 들어가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는 구간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얼마나 강이 깨끗해질지는 알 수 없다. 법으로 강 오염행위를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하루에만 15억 리터나 흘러 드는 생활하수와 오물을 걸러내는 건 역부족이다. 산업폐기물도 하루에 5억 리터나 강에 유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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