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mashing Pumpkins의 리더 Billy Corgan이 특별한 팬서비스를 제안했다. 미국 시간으로 25일 밴드의 재결합 투어공연에서 연주했으면 하는 곡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확정된 세트리스트는 아니며 팬들의 추천을 받아 수정하겠다고 설명했다.
Corgan이 올린 위시리스트는 몇몇 커버곡들을 제외하면 [Gish](1991년)부터 [MACHINA/The Machines of God](2000년)에 이르기까지 초창기 다섯 앨범에 집중돼 있다. 스타덤을 누리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완성도 면에서도 이후 작품들보다 낫다는 평가를 듣는 앨범들이다. 팀워크도 단단했을 때 나온 작품들인 만큼 각별히 애정이 갔을 테다.
< The Smashing Pumpkins의 초기 시절. 왼쪽부터 Corgan, Wretzky, Chamberlin, Iha >
Corgan은 원년멤버인 James Iha(기타)와 Jimmy Chamberlin(드럼)을 불러들이고 Jeff Schroeder(기타, 키보드)를 합세시켜 7월부터 투어에 나선다. 하지만 모양새는 그리 좋지 않았다. 앞서 밴드의 전 베이시스트인 D'arcy Wretzky는 Corgan이 밴드에 합류해달라고 요청해놓고선 나중에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Wretzky가 거부했다는 밴드의 처음 설명과 달랐다. Wretzky는 이 말을 하려고 20년 만에 언론과 인터뷰도 했다. Corgan은 지난주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명백히 밝히며 선을 그어버렸다.
시카고에서 결성돼 그런지 광풍이 불었던 1990년대 결이 다른 예술성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던 밴드는 2000년 들어 뚜렷하게 균열했다. Corgan은 몇년 전 헤로인 중독으로 밴드를 나갔던 Chamberlin을 다시 불러들여 [MACHINA/The Machines of God]를 만들었다. 롤링스톤 등 평단은 "그런지의 난폭함 속에서 Pink Floyd의 이미지를 구축한 앨범"이라며 호평 일색이었다. 하지만 Wretzky는 영화배우를 하겠다며 그해 9월 밴드를 떠났다.
< Sharon Osbourne >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밴드의 매니저를 맡고 있던 Ozzy Osbourne의 아내 Sharon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났다. 하지만 Corgan이 자신을 아프게 만들었다면서 그의 독재를 비난했다. Corgan은 독재가 아니라 밴드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위한 조치라고 일축했다.
Corgan은 Chamberlin과 2001년 Zwan이란 새 밴드를 결성했다. Pumpkins와 결별이었고 밴드는 그대로 해체됐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만든 Zwan도 얼마 안 가 2003년 해체됐다. Corgan은 2005년 솔로로 데뷔해 Pumpkins 멤버들은 이제 완전히 각자 다른 길을 갈 것처럼 보였다.
Corgan은 Chamberlin과 2001년 Zwan이란 새 밴드를 결성했다. Pumpkins와 결별이었고 밴드는 그대로 해체됐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만든 Zwan도 얼마 안 가 2003년 해체됐다. Corgan은 2005년 솔로로 데뷔해 Pumpkins 멤버들은 이제 완전히 각자 다른 길을 갈 것처럼 보였다.
< Ginger Reyes >
예전 멤버는 아니지만 Pumpkins는 2006년 부활했다. Corgan은 Iha를 대신해 Schroeder를 기타주자로 내세웠다. 베이스주자 Wretzky의 자리는 Ginger Reyes를 앉혔다. 밴드는 2007년 5월 첫 공연을 하고 앨범 [Zeitgeist]를 발표했다. 하지만 Chamberlin은 Corgan과 이제 전형적인 스튜디오 앨범 말고 다른 음악을 하자고 했던 약속을 뒤로 하고 2009년 초 다시 팀을 나갔다.
2009년 말부터 Pumpkins는 사실상 Corgan의 원맨밴드프로젝트였다. Corgan은 Teargarden by Kaleidyscope라는 이름으로 라인업 로테이션을 돌리는 팀과 함께 싱글은 물론 정규앨범 [Oceania](2012년), [Monuments to an Elegy](2014)를 냈다. 물론 두 앨범 모두 훌륭했다. Corgan의 재능을 의심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1990년대 원년멤버들과 함께 만들어냈던 음악들에 다시 손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만큼 당시 그들의 음악은 훌륭했고 치명적으로 아름다웠다. 밴드의 전성기 시절 앨범들에 대한 이야기는 2회에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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