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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브릿팝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Pt.2

브릿팝 여걸 Justine Frischmann의 옛 남친 Brett Anderson은 아직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브릿팝의 거물이다. Anderson이 이끄는 밴드 Suede는 Blur, Oasis 등 다른 브릿팝 대표선수들과 다른 퇴폐미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94년 발표한 [Dog Man Star]는 밴드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환각적인 사운드와 도발적인 메시지 모두 세상이 금기시하는 것들에 대한 거대한 도전이었다. 먼저 약물이다. 'Heroine'에서 밴드는 "외로운 나의 인생에 '여주인공'이 필요하다"고 노래하는데 약물에 대한 암시로 읽히기도 한다.



'금지된' 사랑은 Suede에겐 필생의 테마다. 'Black or Blue'는 피부색이 달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을 다뤘다. 'The Asphalt World'는 여자로 알고 사랑했던 연인이 알고 보니 동성인 남자라는 걸 알게 되고, 이후에도 사랑을 멈출 수 없다고 노래한다. Anderson의 보컬은 어느 때보다 관능적이다. 여기에 'We Are the Pigs'는 모든 정서를 아우르는 곡이라 할 만하다. 밴드는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자신에게 해가 될까 두려워 떨어져 지켜보기만 하는 소극적인 지성들을 향해 "우리는 돼지들이다"고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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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oine Hero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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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Asphalt World 19금 The Asphalt World
    



< Bernard Butler >

완성도도 높았다. 앨범은 로큰롤 성향의 1970년대 글램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중에서도 'The Asphalt World'는 가장 뛰어난 곡으로 꼽힌다.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Suede를 떠난 Bernard Butler의 섬세하고 절제된 기타연주를 들을 수 있다. 애절한 훅이 돋보이는 발라드 'Wild Ones'는 앨범을 더욱 아름답게 들리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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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ild Ones The Wild Ones
    



Morrissey의 [Your Arsenal](1992년)은 글램록의 매력적인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시기적으로 더 앞섰던 작품으로 꼽힌다. The Smiths 출신 보컬의 솔로커리어는 사운드와 외양 모두 강화하는 것으로 빛을 봤다. Morrissey는 셔츠 단추를 풀어헤치고 담배를 입에 무는 포즈로 앨범 커버를 꾸몄다. 섹시한 남자 Morrissey의 등장이다.



Morrissey는 이 앨범을 시작으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최강의 팀을 꾸렸다. 록커빌리 신의 스타 Alain Whyte와 Boz Boorer가 Morrissey의 송라이팅 파트너로 참여했다. Mick Ronson이 프로듀싱을 맡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Ronson은 David Bowie 백업밴드 Spider From Mars의 기타연주자이자 키맨이다. 이 앨범에서도 관능적이면서도 로킹한 사운드를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메시지는 어느 한 틀로 가둘 수 없는 브릿팝처럼 모호하다. Morrissey는 개인의 사회적인 실패를 비통해하면서도 Margaret Thatcher 총리 시대 이후 달라진 노동자들의 정체성을 활기차게 표현했다. 노동자나 중산층 이상 자본가 어느 한쪽에 치우쳐 감정이입하지 않으며 '보통' 영국 사람들의 정체성을 드러내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 모호하고 양가적인 표현방식은 이후 나온 브릿팝 밴드들에게도 많이 엿보인다.



Blur의 [Parklife](1994년)는 다채로운 영국 사회를 가장 영리하게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디스코 혹은 인디 댄스로 불리는 'Girls & Boys'부터 우아한 발라드 'To the End', 비통한 시대와 가정에 절망하는 'End of a Century'에 이르기까지. 앨범은 다양한 사운드와 메시지로 영국 사회의 복잡한 단면을 해부한다. Morrissey가 했던 것보다 더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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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는 전작 [Modern Life Is Rubbish](1993년) 때부터 소위 '영국성'이라는 것을 탐구했다. 밴드는 [Parklife]에서 당시 다시 태동하기 시작한 국가를 향한 영국민들의 자부심을 단선적으로 표현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젊은이들의 분노, 냉소 그 모두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국 주류음악의 변방에 있던 기타팝, 인디 댄스를 메인스트림에 안착시키며 대히트를 거뒀다는 것이다. 발매직후 영국 앨범차트 1위로 데뷔했으며 1995년 영국의 그래미로 불리는 브릿어워즈에서 최우수 싱글•앨범 등 주요부문은 물론 최우수 비디오•그룹까지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브릿팝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됐다.



< Kurt Cobain >

공교롭게도 앨범이 발매되기 불과 몇주 전 미국 얼터너티브의 아이콘 Kurt Cobain이 세상을 떠났다. 브릿팝의 위세는 더욱 거세졌다. 앞서 소개한 Pulp, Elastica 등이 메인스트림 차트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Blur없이 브릿팝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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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Blur가 1994년 당시 Oasis와 전투에서는 승리했을지 몰라도 이후 전쟁에서는 패배했다고 말한다. 차트 성적, 앨범 판매고만 놓고 보면 맞는 말일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나라 음악과는 다른 무엇, 자신들이 발 딛고 선 세계에 대해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까지 뒤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1995년 Oasis가 The Beatles 향수를 자극하는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로 글로벌 밴드로 우뚝 서기까지 전까지 누가 뭐래도 브릿팝의 주인공은 Blur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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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재

경향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