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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남수단은 ‘기아’ 선포, 아프리카 난민은 5년 새 2배 증가…굶주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뿔

남수단 소녀들이 지난해 10월19일 벤티우 지역에서 유니세프가 나눠주는 구호식량을 받아가고 있다. 남수단 벤티우/AP연합뉴스

남수단 소녀들이 지난해 10월19일 벤티우 지역에서 유니세프가 나눠주는 구호식량을 받아가고 있다. 남수단 벤티우/AP연합뉴스




아프리카 남수단이 기근을 선포했다고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기근선포는 2011년 소말리아에 이어 6년 만에 처음이다.


남수단 정부와 유엔은 10만명 이상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수개월 내로 1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식량계획(WFP), 유니세프 등 유엔 기구들은 남수단 인구의 40%가 넘는 490만명이 지금 당장 식량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은 전체 가구의 최소 20% 이상이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으며, 급성영양장애 비율이 30%이상이고 매일 인구 1만명 당 2명 이상이 사망하는 상황을 기근으로 정의한다.


예멘,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북동부 지역 등에서 줄곧 기근 우려가 있었지만 이중 남수단만 기근을 선포했다. 오랜 내전과 경제 붕괴가 결합되면서 일어난 일이다.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2013년 12월 살바 키르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 추종자 간 충돌로 내전이 발생했다. 조이스 루마 WFP 대표는 “3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농부들은 작물을 제때 수확할 수 없었고 농촌지역의 삶은 황폐해졌다”고 지적했다. 낮은 작황, 치솟는 식품가격, 경제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식량접근성은 급격히 떨어졌다.


식량부족문제는 비단 남수단에 한정되지 않는다. WFP와 유엔난민기구(UNHCR)은 아프리카 10개 나라 난민 200만명이 심각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대표는 “음식을 먹는 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면서 “WFP와 함께 배고파 잠드는 난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난민 숫자가 급격히 늘어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2011년 260만명 정도였던 난민은 5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나 500만명이 됐다. UNHCR은 같은 기간 난민을 돕는 손길도 늘었지만 난민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식량은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난민의 절반 가량이 심각한 영양부족 문제를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소말리아, 에테오피아, 남수단 등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지역에서 난민들의 영양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UNHCR은 지난 1월 이후 소말리아를 떠나 에티오피아에 도착한 어린이 난민의 75% 이상이 심각한 영양부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카메룬, 차드, 케냐의 캠프에서 제공하는 음식의 양과 질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식량배급량이 50% 가까이 줄어든 곳도 있었다. 에티오피아, 차드, 지부티 등의 난민캠프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영양상태는 매우 부실하며 40% 이상이 빈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HCR과 WFP는 난민들이 끼니를 거르는 것은 물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일찍부터 일을 시키고 가족 생계를 책임지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