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데 뺨 때려준 격’.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다 최근 40포인트 넘게 급락한 코스피지수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외국인들은 정보기술(IT)주들이 고점을 찍었다고 보고 원화까지 강세를 보이자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세법개정안, 부동산정책을 내놓자마자 개인들도 덩달아 매도행렬에 동참하며 지수 하락의 원인이 됐다. 이를 두고 개인들이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은 보지 않고 심리적으로 과도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6포인트(0.36%) 오르며 2395.45에 거래를 마쳤다. 40포인트 넘게 떨어졌던 전장의 충격을 추스르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기관만 홀로 2100억원 넘게 사들였을 뿐 외국인(1637억원)과 개인(947억원)은 ‘팔자’에 나섰다. 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 부동산정책에 대한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 정책이 미칠 영향보다 공포심이 더 앞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세법개정안 중 지금 당장 기업의 순이익 계산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법인세 증세 정도다. 정부는 내년부터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기존 22%보다 3%포인트 높아진 25%의 명목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안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가 추정하는 세수 증가분은 약 2조5500억원이다. 기업이익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15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상장사 순이익과 비교한다면 그 정도 세부담 증가로 기업의 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도 관련 건설, 은행업종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서울 강남 4구, 세종시 등을 투기지역 겸 투기과열지구로 지목하고 이들 지역에서 기존 60%였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과 50%였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모두 40%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부분 대형 건설사들이 수도권 지역과 재건축, 재개발 중심으로 물량을 구성해놓은 만큼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타격은 올해까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 수요 감소로 인한 은행들의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은행들은 지난해 11월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발맞춰 가계대출을 줄여왔고, 이를 상쇄하려고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올해 주택담보대출 성장 목표치는 3% 내외로 이미 하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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