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들이 공매도 세력에 맞서 셀트리온를 코스피로 옮겨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공매도란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서 팔아버린 뒤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사서 되갚는 식으로 수익을 내는 투자기법으로 현실적으로 기관투자가 등에 유리하다.
지난 7일부터 증권정보 커뮤니티 등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과 관련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동의서를 받겠다는 글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7일 셀트리온 주식은 코스피 이전 기대감으로 전 거래일보다 5.46%나 올랐다. 8일에도 1.11% 오른 10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로 이전 상장의 표면적인 구실은 공매도지만 코스닥이 코스피에 비해 훨씬 매력이 떨어지는 시장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에는 투자 안 하는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을 더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볼 수도 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석부장은 “코스닥 시장 자체에 비호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코스피에 상장된다고 해서 크게 주가가 뛰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실익이라고 한다면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되는 정도다. 주요 증권사가 제공하는 투자정보는 거의 대부분 코스피 상장사에 관한 것이다. 코스닥 투자자들은 정보가 너무 적어 어쩔 수 없이 ‘묻지마 투자’로 내몰리기도 한다.
소액주주들이 셀트리온을 코스피로 옮기자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기본적으로 코스닥에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개인투자자 중심의 시장이어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본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주가급등락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보고 단기 투자하게 된다.
코스닥은 현재 세계 증시를 이끌고 있는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처럼 기술주 중심의 차별화된 시장이 되지 못했다. 상장 기준이 코스피보다 다소 느슨한 탓에 중소기업들만 잔뜩 몰린 시장이 돼버렸다. 나스닥처럼 수출기업도 많지 않고 여기 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대부분 국내 기업에 납품하는 내수업체들로 시장에 근본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는 못하다.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이 코스피 상장사들에 비해 주가조작, 내부자거래 등 더 많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저질러 스스로 신뢰도를 깎아내린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코스닥에서 공매도를 폐지하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공매도는 나름의 순기능이 있으며 제도 자체로는 문제가 아니다”며 “불공정거래를 하려는 세력을 색출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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