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6일(현지시간) 사민당과 대연정 협상을 앞두고 베를린의 기독민주연합(CDU) 본부 건물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를린|EPA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우파 기독민주(CDU)·기독사회(CSU) 연합이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과 대연정 구성에 합의했다고 슈피겔 등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합의는 전날 오후 협상 늦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4개월여 만에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과반의석 확보에 성공해 메르켈 4연임 정부 체제는 안정을 찾게될 것으로 보인다. 수주 내로 합의안을 두고 SPD 당원투표가 남아 있지만 당 지도부 간에 이견을 보였던 현안에서 접점을 찾으면서 메르켈은 연정구성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양측은 이날도 협상 마지막까지 이견을 보였던 건강보험, 노동시장 개혁 등에 관한 합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무기수출과 이민정책 관련해 큰 틀에서 합의하면서 기대감을 품게 했다.
가장 민감한 문제인 내각 구성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오랜 협상은 마침표를 찍었다. 현지언론들은 SPD에서 재무장관을, CSU에서 내무장관을 가져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내무장관은 메르켈 연정 내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인물로 꼽히는 호르스트 제호퍼 CSU 대표가 맡게 됐다. 마르틴 슐츠 SPD 대표가 외무장관을 맡으면서 힘의 균형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2000년 마지막으로 개정된 독일산 무기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예멘 내전 사태 해결 당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국가에 대한 수출 금지를 골자로 한다. 예멘은 중동 시아파 맹주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남부 망명정부 간 대결이 한창이다. 연정구성 협상으로 그동안 독일의 주요 무기 구매국이었던 사우디는 수출금지 대상국이 됐다.
가장 큰 이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난민문제는 지난달 말 합의를 봤다. 본국에 두고 온 가족까지 입국을 가능토록 하는 가족연계난민제도에 대해 월 1000명 상한선 원칙에 동의한 것이다. 현재 잠정 중단된 가족난민 상봉은 오는 7월31일 풀린다. 하지만 상한선 예외 대상에 대한 규정까지 마련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양측은 유로존 투자예산 형태로 유럽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유럽연합(EU) 관련 부문 지출을 줄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리기후협약 등으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지키기로 하고 세부 실천계획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도 만들기로 했다. 또한 청년 실업, 기업들의 공평 과세 문제 해결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등에 유럽지사 본부를 두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막판 최대 쟁점이었던 기간제 근로 계약 문제와 관련해서는 계약 기간을 기존 최대 24개월에서 18개월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현재 200페이지가 넘는 합의안 문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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