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에 나타난 에르도안과 푸틴 프랑스 니스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제134회 카니발 축제 행렬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위)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모형이 등장했다. 이날까지 시리아 정부군의 동구타 공습으로 사망자는 270명을 넘어섰다. 러시아·터키는 시리아 사태 해결의 중재자이지만 내전을 방치하고 잇속만 챙겨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니스 | 로이터연합뉴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 거점 동(東)구타 지역에 대한 정부군의 나흘째 무차별 공습이 이어지며 21일(현지시간) 사망자가 274명으로 늘어났다. 희생자는 2013년 8월 사린가스 살포 공격 이후 최대 규모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사망자 중 어린아이가 최소 50명이라고 전했다. 부상자도 1200명이나 된다고 A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국제구호단체 활동가들은 시리아군의 동구타 공습을 두고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대량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시리아 의료·구호단체연맹 소속 한 의사는 “사람들은 도망칠 곳도 없다”면서 “주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군의 봉쇄로 굶주리고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말했다. 병원 7곳도 정부군의 표적 공습을 당하는 등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시리아 지역조정관인 파노스 뭄치스는 “알고도 병원을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군이 동구타에 무차별 공습을 벌이는 것은 동구타가 다마스쿠스 외곽의 마지막 반군 거점지역인 데다 정부 저항의 상징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2011년 ‘아랍의 봄’ 때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봉기가 가장 먼저 일어났다. 시위가 내전으로 격화한 지 1년 만에 반군이 점령했다. 반군은 격렬히 저항하며 다마스쿠스 북동부 일부를 빼앗았다.
수도 턱밑에 있음에도 알 아사드 정권은 내전 초반 몇 년간 동구타 반군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시리아 최대 도시인 알레포,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서부 도시 홈스를 탈환하는 것이 정권 존립에 더 핵심이라고 보고 여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사이 동구타 주둔 반군은 동부 시리아 사막과 연결되는 보급로를 통해 무기와 탄약을 확보할 수 있었다. 동구타는 시리아에 공급되는 쌀, 채소, 과일 등 농작물 대부분을 재배하는 농업지대여서 정부군 봉쇄에도 비교적 오랜 기간 버텼다.
러시아·이란을 등에 업고 반군과의 싸움에서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는 알 아사드 정권이 반군 거점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구타도 이제 본격적인 군사작전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아군 지휘관은 지난 20일 “지상군 작전은 시작 전이며 현재는 사전 공습 단계”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정부군의 봉쇄작전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2013년부터 부분적으로 동구타를 봉쇄했던 정부군은 지난해 중반부터 국제원조단체의 진입까지 차단하며 완전봉쇄에 들어갔다. 공습 횟수와 수위를 높이면서 병원·학교·식료품 창고 등을 표적 타격해 피해 수습도 어렵게 만들었다. 북부 반군 거점지역인 알레포, 이들리브 등에서 하던 방식 그대로다. 동구타가 ‘제2의 알레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16년 12월 정부군에 넘어가기 전까지 알레포 주민 약 180만명은 전기·음식·의료품 공급이 끊겨 고통에 시달렸다. 그 전 한 달 동안에만 정부군의 집중 공습으로 민간인 600명이 사망했다.
현재 동구타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은 약 39만3000명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내전으로 다른 지역에서 터전을 잃고 흘러들어온 유민들이다. 이들 중 거의 전부인 94%가 정부군 봉쇄에 막혀 있다. 물자가 말라가면서 빵값은 전국 평균 22배로 껑충 뛰었다. 식량난과 이로 인한 아이들의 영양실조 문제는 심각하다. 5세 미만 전체 아동 중 12%가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사실상 이런 비인도적 상황에 눈감고 있다. 시리아 사태 해결의 중재자를 자처하는 러시아는 침묵하고, 미국은 대테러전 성공 이후 쿠르드족을 지렛대 삼아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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