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6일 당시 유니세프 부국장이었던 저스틴 포사이스가 유니세프 미국 뉴욕 본부에서 고조되고 있는 난민 위기에 대해서 미디어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옥스팜 성매매 스캔들’로 촉발된 국제구호단체들의 비도덕적 행태에 대한 비난이 강압적인 조직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아동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전 대표 저스틴 포사이스가 재직 시절 여직원들에게 부적절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보도되자 22일(현지시간) 퇴임 후 맡고 있던 유니세프 부국장 자리에서 자진사퇴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포사이스는 여직원들의 외모, 옷차림 등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어떻게 느꼈는지를 문자로 보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답장이 없을 경우 e메일을 보내거나 다른 직원들을 시켜 답장을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사이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15년 문제를 제기한 피해 여직원들에게 전적으로 사과했다고 밝히고 몸담았던 조직이 악영향을 받지 않길 바란다며 사퇴했다. 하지만 일부 폭로와 문제제기는 구호단체들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음모론을 제기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하고 있다고만 밝힌 한 여직원은 고위직 임원들의 자기과시적인 행태가 만연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여성 동료들로부터 몇몇 상사들을 조심하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내 일이 되기 전까지는 얼마나 그런 행동들에 대처하는 것이 어려운지 깨닫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폴린 레이섬 영국 보수당 소속 하원 국제개발위원회 위원은 “포사이스가 오랫동안 단체에서 일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레이섬 의원은 “영국 자선 단체들에게는 끔찍한 사건으로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직 세이브더칠드런 활동가 브리 오키프는 “많은 직원들이 포사이스의 행태를 알고 있었지만 단체를 위해 나서서 말했을 때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몰라 두려워 꺼려웠다”고 설명했다. 포사이스가 부하 직원에게 고함을 치거나 성질을 내도 행여 주요 프로젝트에서 배제될까봐 꺼리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서 아이티 대지진 구호현장에서 성매매를 해 공분을 산 옥스팜 스캔들로 인한 불똥이 튈까 우려해 성문제 관련 신속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케빈 왓킨스 영국 세이브더칠드런 대표는 지난 20일 영국 하원에 출석해 신속한 조치들이 취해지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직원들의 성희롱 사례를 조사했으며 19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왓킨스 대표는 “종종 극한환경에서는 다른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도 본다”면서 “우리 임무에 적용되는 유일한 원칙은 우리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상대방을 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아동 구호활동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자체 규정을 위반할 경우 활동가들에게 주어지는 국제인도주의여권을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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