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이 미군과 정보전문가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 나즈란의 병참기지를 21일(현지시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의 미군 시설 직접 공격, 사상자 발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시설 공격 이후 딱 일주인 만에 벌어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화 의사를 밝히면서도 관계 개선 의지는 드러내지 않자 이란이 인접국 척후병을 활용한 공격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알마시라 위성방송을 통해 카세프-2K 드론으로 나즈란 기지를 공격했다며 배후를 자처했다. 예멘 내전에 개입해 이슬람 수니파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사우디군은 “후티는 이란의 테러리스트 조직”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들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군당국은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즈란 병참기지는 나즈란 공항 안에 있어 드론 공격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나즈란 기지가 미군과 사우디군 간에 은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면서 미군을 대상으로 한 공격 가능성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가 이 기지에서 사우디군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민간 정보전문가들이 사우디 정보당국과 후티 반군의 미사일 발사대 위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나즈란 기지 주둔 미군의 존재와 사우디군과 협력 사실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이날 후티 반군의 나즈란 기지 공격은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4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로 다음날 발생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트럼프 정부의 이란산 석유 수출 제재,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외국테러조직(FTO) 지정에 맞서 해상에 미사일을 배치하고 사우디의 석유시설 공격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사우디의 원유 증산 협조로 이란 제재 조치에 따른 유가 폭등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동지역에서 잇딴 공격의 배후가 이란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란과 전쟁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보수성향 방송 살렘라디오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지난 십여년간 우리가 봐온 역내 모든 충돌과 이번 공격의 양상에 비춰볼 때 이란이 이들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건 상당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대이란 전략 관련 상·하원 의원들에게 비공개 보고를 한 뒤에 “현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이란의 오판을 막는 것"이라며 "전쟁을 억지하자는 것이지 전쟁을 벌이자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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