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로 미국에 결사항전을 다짐해왔던 함자 빈라덴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NBC는 지난 31일(현지시간) 관료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기와 장소는 특정하지 않은 채 함자가 미군의 군사작전 끝에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료들은 함자가 미군의 군사작전으로 사망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어떻게 작전이 전개됐는지는 민감한 정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시기와 장소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한 관료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이내로 함자가 사살됐다고만 밝혔다. 사망시기를 가장 최근으로 잡아도 지난 1월 중에는 사망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미 국무부는 그 이후인 지난 2월 함자 소재지 정보에 현상금 100만달러(약 11억9000만원)를 걸었다.
함자의 생전 근거지를 급습해 알카에다 조직을 발본색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 관료는 CBS 인터뷰에서 미군이 함자를 타깃으로 삼지 않은 별개의 작전을 모처에서 수행하던 도중 우연히 함자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이후 알카에다 지도부가 함자의 사망 소식을 알릴지 말지를 의논한 사실까지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자는 2011년 아버지 빈라덴이 파키스탄에서 미군 특수부대 작전으로 사살된 이후 이란으로 피신했다. 이후 접경 국가인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시리아에도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된다.
함자는 빈라덴 사망 직후 알카에다 지도부에 의해 차세대 지도자로 길러졌다. 나이는 30세 전후로 추정되며 알카에다 고위 인사 중 한 명인 압둘라 아흐메드 압둘라 혹은 아부 무함마드 알마스리의 딸과 결혼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은 1998년 탄자니아와 케냐 미국 대사관 폭탄공격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는 인물들이다. 함자는 2015년 8월 알카에다에 의해 미국에 대항해 보복공격을 펼칠 ‘젊은 사자’로 소개된 이후 꾸준히 반미 메시지를 밝혀왔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알카에다의 위세가 약해지고 미국 대상 테러도 줄었지만, 함자라는 존재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작지 않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함자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다른 알카에다 지도부와 다르게 이슬람국가(IS)에 대해서도 비난을 자제해왔다. 전문가들은 함자가 알카에다 연계조직으로 출발해 세력을 키운 IS와 재결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통합조직의 리더 자리를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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