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화약고’ 카슈미르 지역에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 정부가 5일(현지시간) 인도령 잠뮤카슈미르주 전직 총리들을 가택연금하고, 이 지역 자치권을 보장하는 헌법 조항 폐지 계획을 밝혔다고 더힌두 등이 보도했다. 카슈미르 점유권을 두고 대립하는 파키스탄과의 군사적 긴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카슈미르 주민들은 인도 정부가 이곳에 힌두 정착촌을 짓는 등 무슬림 공동체를 와해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인도 정부는 이날 친인도 성향으로 분류됐던 전 잠무카슈미르 총리 오마르 압둘라와 메흐부바 무프티를 가택연금했다. 구체적인 사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해외 주요언론들은 이 지역에 군인을 대규모로 추가 투입하고 공공집회를 금지하는 등 인도 정부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와중에 취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 지원세력과 군사적 충돌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1일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잠무카슈미르에 군인 1만명 이상을 추가 투입했다. 잠무카슈미르에는 이미 인도군 약 70만명이 배치돼 있다. 주정부는 테러 위협을 언급하면서 여행객들과 힌두교 신자들에게 떠나라고 명령했다. 매년 이맘때쯤 잠무카슈미르 남부 히말라야 아마르나스 동굴사원에서 45일 간 성지순례 행사가 열린다. 인도 정부는 전직 주총리 가택연금 전날인 4일에는 공공집회 금지 및 휴교령을 내렸다. 인터넷 접속도 통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결혼을 준비 중인 사니야 니사르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마치 전쟁이라도 일어날 태세”라고 말했다. 알자지라는 주도 스리나가르의 주유소와 식료품점, 약국, 현금인출기 주변으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이날 잠무카슈미르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헌법 370조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잠무카슈미르 주정부가 자체 헌법조항을 만들 수 있으며 외교·국방을 제외한 전 분야에 자치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슬림이 다수로 파키스탄으로 귀속을 원하기도 했던 이 지역 주민들이 인도 귀속을 허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잇따른 제재 조치를 내놓은 이후 자치권까지 위협한 것은 힌두 민족주의를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잠무카슈미르는 인도 내에서 무슬림이 다수인 유일한 주다. 가택연금된 압둘라와 무프티 전 주총리는 다른 주 거주민들의 잠무카슈미르 토지 매입을 금지한 헌법조항인 35A를 모디 정부가 폐지하려 한다며 앞서 비난 성명을 냈다. 이 조항 관련해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은 대법원에 수차례 헌법소원을 제기해왔다. 지난달에는 모디 정부가 잠무카슈미르에 힌두 정착촌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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