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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트럼프, 불리하면 모든 게 가짜 “여론조사도 가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소유한 마라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주말을 보낸 후 6일 워싱턴으로 돌아와 백악관에 들어서고 있다. Getty Images이매진스

불리한 보도는 일단 가짜뉴스라고 말하고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태가 또 시작됐다. 6일 트위터에 부정적인 여론조사는 모두 가짜뉴스라면서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지지율이 더 높다고 보도한 CNN, ABC 등이 그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안하지만 국민들은 국경통제와 입국자에 대한 철저한 배경조사를 원한다”고 썼다.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반이민 행정명령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여론을 의식한 트윗도 있었다. 트럼프는 “그동안 모아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면서 “가짜뉴스들이 나를 무시하려고 거짓말을 한다”고 썼다. 특히 뉴욕타임스를 지목해 “소설을 쓰고 있다”고 비하했다.


자신에 관한 부정적인 여론조사 보도는 모두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자신에 관한 부정적인 여론조사 보도는 모두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트럼프의 가짜뉴스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1일 대통령 당선 후 처음 연 기자회견에서도 CNN, 버즈피드 등을 가짜뉴스라면서 공격했다. 러시아 정부가 섹스 동영상 등 트럼프를 협박할 정보를 가지고 모종을 거래를 하려고 했다는 정보당국의 보고가 있었다는 이들 매체의 보도에 발끈한 것이다. 트럼프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CNN 기자를 향해 “당신 회사는 가짜”라고 말하면서 질문을 받지 않았다.


트럼프의 가짜뉴스 주장은 반이민 행정명령 등으로 고조되고 있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CNN은 트럼프의 국정수행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3%였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반대 비율이 높았다.


트럼프는 6일 플로리다주 템파에 있는 맥딜 공군기지에 군지휘관들을 모아놓고 한 연설에서도 언론사들을 공격했다. 언론사들이 무슬림들의 테러 사실을 알고도 일부러 보도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트럼프는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연쇄테러와 지난해 7월 니스 트럭 돌진테러를 언급하면서 “여러분들은 유럽 전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우 부정직한 언론들은 여러분들도 다 아는 그 이유로 이런 사건들을 보도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언론사들이 무슬림 테러를 보도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적게 보도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거짓말은 트럼프 정부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캘리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오하이오 볼링그린에서 대학살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콘웨이는 지난 2일 MSNBC와 인터뷰에서 “볼링그린 대학살을 주도한 이라크인 2명이 버락 오바마 정부의 난민정착프로그램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모르는 이유는 언론이 이를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볼링그린에서 무슬림의 테러로 사망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1년 이라크인 2명이 알카에다에 무기를 보내려다 체포된 사례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