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어디까지 가봤니?
아내와 만찬을 즐긴 남자는 설거지까지 끝내놓고 VR헤드셋을 낀다. 그는 매일밤 가상현실 속에서 Taylor Swift와 함께 잠자리에 든다. 이 문구만 보면 선정적인 노래의 한 소절 같다. Fleet Foxes의 전 드러머이자 Father John Misty로 솔로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는 Joshua Tillman은 새 싱글 'Total Entertainment Forever'에서 현실을 내팽개치고 가상현실에 더 몰두하는 현대인의 일상을 그렸다. Tillman은 지난 4일 미국의 성인코미디쇼 "Saturday Night Live"에서 이 노래를 연주했고, 노래의 첫 소절에만 꽂힌 일부 시청자들은 그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Tillman은 "나는 Swift에게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가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되찾아주며 진짜 민주주의의 수단으로 활용됐던 인터넷의 변질이다. Tillman은 인터넷이 포르노그래피의 온상이 되고 있으며 특히 가상현실에서 더욱 극적으로 경험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한다.
< Bohemian Rhapsody Experience 구글플레이 이미지 >
기술의 발전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음악시장에서는 더욱 그랬다. MP3 등 음원압축기술이 발달하고 공유수단이 다양해지면서 뮤지션들이 가져가야 할 몫은 점점 더 줄어들었다. 이 음악시장에 가상현실이 들어왔다. 이 기술은 음악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Queen은 지난해 구글플레이, 이노시스 VR과 함께 1975년 히트곡 'Bohemian Rhapsody'를 가상현실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반응형 앱 'Bohemian Rhapsody Experience'를 만들었다. 이 앱은 과거의 곡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발레 무용수들의 춤동작을 모션캡처한 3D 애니메이션과 화려한 색상의 2D 애니메이션을 더해 보컬 Freddie Mercury의 내면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Queen은 지난해 구글플레이, 이노시스 VR과 함께 1975년 히트곡 'Bohemian Rhapsody'를 가상현실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반응형 앱 'Bohemian Rhapsody Experience'를 만들었다. 이 앱은 과거의 곡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발레 무용수들의 춤동작을 모션캡처한 3D 애니메이션과 화려한 색상의 2D 애니메이션을 더해 보컬 Freddie Mercury의 내면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 Bohemian Rhapsody Experience 구글플레이 이미지 >
앱이 표현하는 세계는 가상현실이지만 그 체험은 더욱 현실적이다. VR헤드셋을 착용한 사용자가 어느 곳을 응시하느냐에 따라 영상의 내러티브가 달라지도록 한 게 핵심이다. 위쪽을 올려다보면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위로 노래 부르는 Freddie Mercury의 모습이 네온사인으로 떠오르고,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Brian May가 대형 콘서트 무대 위에서 호쾌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운드 또한 현실에서 음악감상을 할 때처럼 느껴지도록 설계됐다. 어느쪽으로 고개를 돌리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리 들리도록 다시 믹싱하고 마스터링했다.
지난 20년간 디지털 기술은 음악산업을 좀먹는 존재처럼 여겨졌다. 뮤지션들이 어렵게 만든 콘텐츠를 헐값에 즐길 수 있게 만드는 통로로 많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현실처럼 사람을 콘텐츠에 몰입하게 하는 기술은 음악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더 나아가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음악은 이제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이 됐다. Beyonce의 비주얼앨범 [Lemonade]와 Frank Ocean의 비주얼앨범 [Endless]에 쏠린 대중의 관심이 이를 증명한다. 사람들은 좀 더 확장된 경험을 원한다. 지난해 밴드 Biffy Clyro의 싱글 'Flammable'을 VR비디오 영상으로 만든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Ross Cairns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무엇이든 새롭고 놀라운 것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악은 이제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이 됐다. Beyonce의 비주얼앨범 [Lemonade]와 Frank Ocean의 비주얼앨범 [Endless]에 쏠린 대중의 관심이 이를 증명한다. 사람들은 좀 더 확장된 경험을 원한다. 지난해 밴드 Biffy Clyro의 싱글 'Flammable'을 VR비디오 영상으로 만든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Ross Cairns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무엇이든 새롭고 놀라운 것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현실기술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콘서트 관람이 가장 생생한 음악 경험방식으로 여겨졌다. 가상현실의 뛰어난 체험감은 이제 콘서트 관람도 대체하고 뮤지션과 콘서트 기획자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콘서트를 일단 가상현실 콘텐츠로 만들어놓으면 사용자들은 언제든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기기에 접속해 실제 콘서트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누리게 된다. 특히 360도 가상현실 콘텐츠는 콘서트 현장에 있었다면 보지 못했을 사각의 풍경까지 담아내면서 "가상"현실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한다. 가상현실 기술이 만들어내는 현실은 이미 현실보다 더 풍성한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음악의 시각적 경험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는 1970년대 결성된 Kraftwerk부터 Bjork, 오늘날 다양한 인디록 밴드들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Kraftwerk는 2009년 공연 때부터 모든 관객들에게 3D안경을 나눠주고 입체영상을 즐기게 했다. 2011년에는 완전히 3D영상으로 짜인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Bjork은 일본 도쿄, 영국 런던에서 했던 VR영상 전시회 "Bjork Digital"을 5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은 2D 티저영상으로 공개된 싱글 'Family'와 'Notget'을 3D로 즐길 수 있다.
< The Indelicates & Future Islands >
뮤직비디오를 VR헤드셋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콘텐츠는 이미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2014년 영국 인디록 밴드 The Indelicates는 VR싱글 'The Generation Nobody Remembered'를 내놨다. 미국의 포스트펑크 리바이벌 밴드 Future Islands도 지난해 'Old Friend'를 가상현실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기술은 가난한 밴드를 위한 자리도 마련해준다. 가상현실 공간에서 콘서트를 하면 무대 장소를 섭외하는 데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흥분되는 대목은 기술이 만들어 낼 새로운 공간, 뮤지션과 팬들 사이에 새로운 소통방식이다. 기술발달로 근 20여년간 자기 몫을 빼았겼던 뮤지션들에게 가장 큰 기회의 땅이 열렸다.
기술은 가난한 밴드를 위한 자리도 마련해준다. 가상현실 공간에서 콘서트를 하면 무대 장소를 섭외하는 데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흥분되는 대목은 기술이 만들어 낼 새로운 공간, 뮤지션과 팬들 사이에 새로운 소통방식이다. 기술발달로 근 20여년간 자기 몫을 빼았겼던 뮤지션들에게 가장 큰 기회의 땅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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