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에서 “넌 해고야”라는 말을 유행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장관마저 가차없이 잘라버렸다. 이번 ‘해고자’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이었다.
예이츠는 30일(현지시간) 법무부 변호사들에게 “행정명령이 합법적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서한을 보내고, 행정명령을 변호하는 데 연방 법률가들을 투입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러자마자 트럼프는 예이츠를 해임하고 이슬람 7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시킨 행정명령에 찬성하는 버지니아주 검사 데이나 보엔테를 법무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각료를 단박에 해임한 것에 미국 언론들은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대니얼 랙스데일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도 같은 날 한밤중에 경질됐다.
줄리안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CNN 웹사이트 기고에서 예이츠 해임을 “월요일의 대학살”로 표현하면서,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트럼프가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제프 세션스 인준을 막아내라고 촉구했다. 국무부에서는 행정명령 반대 연판장까지 돌고 있다. 재외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까지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연판장에 서명한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밥 퍼거슨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행정명령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이날 연방법원에 위헌 소송을 냈다. 퍼거슨을 비롯해 16개 주 법무장관은 전날 반이민 행정명령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정부의 각료 임명에 모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31일 대법관 후보를 지명하겠다고 했는데,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미리부터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은 정치 이슈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깨고 트럼프 정부의 무슬림 입국 금지령을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는 기업들의 외국 인력 채용도 제한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트럼프가 취업비자 제도를 바꾸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며, 정보기술(IT) 분야의 외국인 취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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