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인 중 3분의 2가 이민자였다. 우리에겐 대다수 미국인들이 꺼리는 일을 하는 이민자들이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러 위험을 줄이겠다며 27일(현지시간)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이슬람 7개국 국적자들의 입국을 막는 조치를 취하자 미 전역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민자 출신 부모에서 자라 이민자 출신 여성과 두 번이나 결혼한 트럼프가 반이민 정책에 앞장서는 건 아이러니다. 히잡을 쓴 한 여성이 트럼프의 전 부인과 현 부인 멜라니아가 이민자 출신이라는 점을 꼬집는 팻말을 들고 나왔다.
트럼프의 첫 부인 이바나는 체코의 패션 모델이었다. 셋째 부인인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에서 모델 일을 하다 미국으로 건너왔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와 결혼한 이후에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특히 멜라니아는 대선 기간에 불법취업 논란에 휘말리며 반이민 정책을 내건 트럼프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미국 언론들은 멜라니아가 여행비자로 미국으로 입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폴리티코는 케빈 드 레온, 낸시 스키너 등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지난주 멜라니아의 이민 기록 서류를 공개하라고 백악관에 요구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날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은 연방 변호사들에 행정명령 철회소송에서 트럼프 정부를 변호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트럼프는 불과 몇 시간 뒤 그를 해임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정부 부처와 긴밀한 협의 없이 실시된 졸속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의 관문인 버지니아주 덜레스 공항에서 시작된 반대 시위는 뉴욕,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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