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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룰라가 만든 빈곤층 지원책 훌륭” 세계은행, 브라질에 “예산 늘려라”


세계은행이 브라질 노동자당(PT) 정부에서 추진한 빈곤층 생계비 지원 프로그램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를 칭찬하며 예산을 더 늘리라고 촉구했다. 지우마 호세프 탄핵 뒤 출범한 브라질 우파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면서 PT의 유산들을 지우느라 열심이지만, 세계은행은 오히려 예산을 늘리라고 권고한 것이다.


현지 언론 폴랴지상파울루는 12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이 빈곤을 막기 위해 보우사 파밀리아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세계은행의 수석경제학자 이매뉴얼 스쿠피아는 “보우사 파밀리아는 빈곤층을 위한 제도였고, 브라질 정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예산을 늘리지 않으면 2015년 3.4%이던 극빈곤층 비율이 올해 4.2%로까지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 304억헤알(약 11조970억원)은 투입돼야 한다고 봤다. 지난해 브라질 정부는 이 예산으로 280억헤알을 썼다.


보우사 파밀리아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3년 포메 제루(굶주림 제로)라는 빈곤타파 프로그램의 한 축으로 추진한 정책이다. 월소득이 140헤알 미만인 빈곤층 가구에 월 70헤알의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현재 브라질 국민 4명 중 1명꼴인 약 5000만명이 혜택을 보고 있다.


보우사 파밀리아는 문맹과 질병을 퇴치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결국에는 경제주체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조건부 현금지급 제도다. 자녀를 학교에 잘 보내고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한다는 걸 증명해야 지원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 6~15세 아이의 학교 결석률이 15%가 넘으면 돈이 끊긴다. 원칙적으로 지원금을 여성들이 받게 한 것도 돈이 다른 데로 새나가는 걸 막으려는 의도다. 이 제도 덕분에 아이들의 취학률은 10%, 아이 엄마들의 정기검진 신청 비율은 25% 넘게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제도로 극빈곤 상태에서 탈출한 인구는 최소 700만명이 넘는다.


미셰우 테메르 정부는 지난해 12월 향후 20년간 공공지출을 동결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테메르 진영은 룰라를 부패 혐의로 5차례나 기소했지만 룰라의 지지율은 여전히 1위다. 현지 언론들은 12일 룰라가 대선 출마를 시사했고, 다음달 7~9일 열리는 PT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