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내전 6년 시리아 아이들, 꿈도 잃었다...7개국 아이들과 비교해보니

시리아를 떠나 요르단의 아즈락 난민캠프에서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16살 모하메드의 장래희망은 기자가 되는 것이다. 월드비전

시리아를 떠나 요르단의 아즈락 난민캠프에서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16살 모하메드의 장래희망은 기자가 되는 것이다. 월드비전

시리아 남서부 골란고원에 살던 10살 꼬마 모하메드의 집에 어느날 괴한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아버지와 삼촌을 차례로 살해하고 모하메드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모하메드는 다행히 몸을 피해 남은 가족들과 계곡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언제 또 괴한들이 들이닥칠지 몰라 두려웠다. 6년 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됐을 때 벌어진 일이다. 아이는 결국 고향을 떠나 요르단으로 갔고, 지금은 아즈락 난민캠프에서 여동생,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올해 16살이 된 모하메드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자기가 가지고 있던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며 “가족과 함께 공격당할 염려없이 사는 지금 삶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모하메드의 희망은 삼촌이 못다 이룬 꿈인 기자가 되는 것이다. 모하메드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어른들이 시작한 전쟁으로 아이들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집계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으로 등록된 480만명 중 절반이 아이들이다. 시리아에 사는 아이 10명 중 4명은 원래 살던 집을 떠나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8살 꼬마 자스민은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나의 꿈은 시리아에서 우리 할머니를 보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6년을 맞은 15일(현지시간) 시리아 아이들이 한국, 독일, 캐나다 등 다른 6개국 아이들과 비교해 무엇을 두려워하고 꿈꾸는지를 조사한 보고서 ‘두려움과 꿈’을 발표했다.



내전 6년 시리아 아이들, 꿈도 잃었다...7개국 아이들과 비교해보니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아이들의 43%는 전쟁과 폭격 등 자기 뜻대로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인 위협을 가장 무섭다고 했다. 캐나다 아이들의 73%가 거미, 어둠이 무섭다고 한 것이나 한국 아이들의 47%가 귀신이나 괴물이 무섭다고 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 어린이들에게 현실적인 두려움은 체벌(9%)이었다. 독일 아이들은 전쟁과 테러(64%)가 가장 무섭다고 했다. 뉴질랜드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건 상어(38%)였다.


월드비전의 시리아 담당자 윈 플레이튼은 “이곳 아이들은 내전으로 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꿈에 대한 믿음만은 놓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 중 절반은 시리아에 평화가 올 것이라고 믿었다. 33%는 또래의 다른 나라 아이들처럼 비행기 조종사, 과학자 등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공습이 가장 두렵다는 10살 함자의 꿈도 파일럿이다.


월드비전은 부국들이 더 많은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모든 외교적인 수단을 동원해 시리아 내 잔혹행위를 막고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