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육가공품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썩은 고기를 팔아온 육가공업체들이 덜미를 잡혔다.
연방경찰이 지난 17일(현지시간) 30여개 육가공 업체 공장과 관련시설 194곳 등을 급습해 썩은 고기를 시중에 판매해 온 업체들을 적발했다고 오글로보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중에는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업체 JBS와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회사 BRF도 있었다.
경찰은 위생규정을 어긴 제품 중 해외로 수출된 것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 업체들이 유통기한이 지나 부패한 고기의 냄새를 제거하고 모양을 잡기 위해 사용이 금지된 산성물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General view of Brazilian food company BRF's plant, under investigations for products adulteration in Chapeco, Santa Catarina state, Brazil on March 17, 2017. / AFP
발암물질로 규정된 성분까지 첨가했고,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고기도 내다팔았다. 유통기한을 위조한 일도 다반사였다. 고기 무게를 늘리려고 물과 감자, 심지어는 판지를 갈아 닭고기에 채워넣은 업체도 적발됐다. 경찰은 살모넬라에 오염된 일부 제품이 이미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으로 수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소고기, 닭고기 수출국이다. 지난해 닭고기만 우리 돈으로 약 7조8000억원, 소고기는 6조2200억원 어치를 팔았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4번째로 돼지고기를 많이 수출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한국도 2005년 9월부터 브라질 닭고기를 들여오기 시작해 꾸준히 수입량을 늘려왔다. 2015년 한국에 들어온 수입 닭고기의 91%가 브라질산이었다. 주로 순살치킨이나 닭강정, 파닭 등이 값싸고 크기가 큰 브라질산 닭고기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량은 2006년부터 2015년 사이에 5배로 늘었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로 달걀에 이어 닭고기 값까지 치솟자 농식품부는 닭고기 비축 물량을 푸는 것과 함께, 한시적으로 다음달 초부터 수입산 닭고기에 적용되는 관세(18~22.6%)를 없애주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지난 12일 밝힌 바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번에 문제가 된 브라질산 썩은 닭고기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지 한국대사관을 통해 우리 측 수입업체와 연계여부 등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육가공 업체들은 위생규정을 지키고 있는지 관리하고 감독하는 관리들을 매수해 엉터리 고기들을 만들고 팔 수 있었다. 법원은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 27명에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농업부는 관련 공무원 33명을 즉각 해고했다. 경찰은 뇌물 일부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등 집권 연정에도 흘러갔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에 적발된 BRF의 육가공 공장을 포함해 3개 공장을 즉각 폐쇄시켰다. 또 이번에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혐의가 있는 나머지 21개 업체를 철저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BRF와 JBS는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는 성명과 신문 광고까지 냈으나, 경찰은 관련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다. 상파울루증권거래소에서 육가공업체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19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장관회의를 소집했고, 블라이루 마기 농업장관은 각국의 제재를 막기 위해 21일 브라질 주재 대사들을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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