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남서부 골란고원에 살던 10살 꼬마 모하메드의 집에 어느날 괴한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아버지와 삼촌을 차례로 살해하고 모하메드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모하메드는 다행히 몸을 피해 남은 가족들과 계곡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언제 또 괴한들이 들이닥칠지 몰라 두려웠다. 6년 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됐을 때 벌어진 일이다. 아이는 결국 고향을 떠나 요르단으로 갔고, 지금은 아즈락 난민캠프에서 여동생,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올해 16살이 된 모하메드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자기가 가지고 있던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며 “가족과 함께 공격당할 염려없이 사는 지금 삶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모하메드의 희망은 삼촌이 못다 이룬 꿈인 기자가 되는 것이다. 모하메드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어른들이 시작한 전쟁으로 아이들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집계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으로 등록된 480만명 중 절반이 아이들이다. 시리아에 사는 아이 10명 중 4명은 원래 살던 집을 떠나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8살 꼬마 자스민은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나의 꿈은 시리아에서 우리 할머니를 보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6년을 맞은 15일(현지시간) 시리아 아이들이 한국, 독일, 캐나다 등 다른 6개국 아이들과 비교해 무엇을 두려워하고 꿈꾸는지를 조사한 보고서 ‘두려움과 꿈’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아이들의 43%는 전쟁과 폭격 등 자기 뜻대로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인 위협을 가장 무섭다고 했다. 캐나다 아이들의 73%가 거미, 어둠이 무섭다고 한 것이나 한국 아이들의 47%가 귀신이나 괴물이 무섭다고 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 어린이들에게 현실적인 두려움은 체벌(9%)이었다. 독일 아이들은 전쟁과 테러(64%)가 가장 무섭다고 했다. 뉴질랜드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건 상어(38%)였다.
월드비전의 시리아 담당자 윈 플레이튼은 “이곳 아이들은 내전으로 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꿈에 대한 믿음만은 놓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 중 절반은 시리아에 평화가 올 것이라고 믿었다. 33%는 또래의 다른 나라 아이들처럼 비행기 조종사, 과학자 등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공습이 가장 두렵다는 10살 함자의 꿈도 파일럿이다.
월드비전은 부국들이 더 많은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모든 외교적인 수단을 동원해 시리아 내 잔혹행위를 막고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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