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4일(현지시간)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5개월 넘게 표류하던 연정 구성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으면서 4기 내각 출범을 앞두게 됐다.
이날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연합(기민련)의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SPD)이 지난 2주간 46만 전 당원을 대상으로 우편투표를 한 결과 66%가 연정 구성에 찬성했다고 밝혔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사민당이 독일의 미래를 위한 협력에 명확한 결과를 보여준 것을 축하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의회는 오는 14일 메르켈 총리를 19대 국회 회기 동안 내각을 이끌어갈 총리로 선출할 예정이다.
반대표가 더 많았다면 다시 조기 선거를 치러야 할 판이었다. 찬성 비율은 지난 2일 발표된 사민당 당원 상대 여론조사 지지율 56%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사민당이 연정협상 과정에서 좌파정책을 관철시키지 못했다며 청년조직 지도부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던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16%로 급락해 반난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동률을 기록했다.
슈피겔은 충격을 받은 당원들이 AfD보다는 덜 나쁜 메르켈의 기민련과 손잡은 것으로 풀이했다. 신임 당 대표로 지명된 안드레아 날레스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재무·외무장관 등 핵심 요직에 대해 기민련에 양보를 이끌어낸 점을 부각시키면서 당원들에게 책임감 있는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연정 구성 이후에도 메르켈의 리더십은 안정적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기민련은 사민당과의 대연정으로 전체 의석 709석 중 약 56%인 399석으로 아슬아슬한 과반을 유지하게 된다. AFP통신은 마지못한 협조의 신호로 양측이 향후 2년간 정책적으로 얼마나 잘 협력해왔는지를 검토하기로 한 것을 지적했다.
기민련은 새 내각 장관 내정자들을 이미 발표했지만 사민당은 6개 장관직을 지명해야 해 갈등의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폴리티코는 메르켈이 당분간 국내 정치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반이민 정서에 편승해 유로존 탈퇴, 반유럽연합(EU) 운동 등을 벌이는 헝가리, 폴란드 등을 누르고 유럽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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