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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트럼프 ‘무역전쟁’ 선언, 내부서도 반발 격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전용헬기 마린 원을 타고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해 별관 이스트윙을 향해 걸어가며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로 글로벌 무역전쟁의 닻을 올린데 대해 백악관, 행정부, 공화당 등 미국 여권에서도 비판과 함께 우려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고율 관세 부과의 이유로 안보를 들지만 정작 국방부는 동맹국과 관계 악화를 우려하며 반대한다. 2일(현지시간) CNBC는 관세 부과 관련 국방부 메모를 인용해 제임스 매티스 장관이 일괄적으로 관세비율을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핵심 동맹국들 경제에 악영향을 우려하며 실제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해당하는 양만큼만 표적관세를 적용하자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부가 실제 표적관세를 희망하는 물량은 수입 철강·알루미늄으로 만든 미국 제조품 전체의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전날인 지난달 28일 만약 대통령이 관세조치를 고수한다면 자신은 사퇴해야 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CNBC방송은 콘 위원장이 관세부과에 반대하면서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가격 상승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콘 위원장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인물이다.


백악관은 콘 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이번 사안을 계기로 사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콘이 보호무역주의자들과 싸움에서 패배했다면서 곧 사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화당 의원들은 동맹국들과 마찰을 빚을 뿐만 아니라 철강을 재료로 하는 분야 제조업체들의 생산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비판한다. 론 존슨 상원의원(위스콘신)은 “맥주를 캔용기에 담는 공정에 많은 알루미늄을 사용할 뿐 아니라 위스콘신 전역의 제조업체에서 철강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법인세율을 대폭 낮춰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한다는 공화당 주도 세제개편의 효과도 무색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선 의원들도 있다. 공화당 상원 서열 3위인 존 튠 의원은 “수차례 대통령을 만나 미국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설명하며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갑자기 높은 관세를 매기는 것은 미국인들이 원하지도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보복관세 결정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