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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세계은행 “6개 나라만 여성에 남성과 동등한 법적·경제적 권리 보장했다”


전 세계 6개국에서만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국 법이 경제활동의 전 단계에서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세계은행이 조사해 격년으로 발표하는 보고서 ‘여성, 비즈니스, 그리고 법’에 따르면 벨기에·덴마크·프랑스·라트비아·룩셈부르크·스웨덴은 여성의 법적·경제적 권리를 남성과 동일하게 보장했다고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10년 간 각국 사법제도를 분석해, 장기간 법적인 차별이 여성의 고용과 사업체 운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회·문화적인 요소는 고려하지 않았다. 


첫 조사 때만 해도 세계은행은 남녀평등을 실현한 국가는 없다고 봤다. 그런데 이번에 6개국으로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이동의 자유에서부터 구직 및 사업체 운영 기회 보장, 연금수령액 등 8개 요소별로 점수를 매겨 평균 순위를 매겼는데 100점 만점에 전체 평균은 74.71점으로 10년 전보다 4.5점 올랐다. 여성이 남성이 누리는 권리의 4분의 3 정도를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국이 상위 15개국을 독식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들은 평균점수 47.37점으로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5.63점에 그쳐 전체 187개 조사대상국 중 최하위였다. 한국은 85점으로 콜롬비아와 함께 공동 57위에 올랐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33개국 중 하나로 소개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남녀평등 상위 국가 대부분이 성희롱처벌법을 도입하고 남녀 신용에 대한 차별 금지를 의무화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는 지난 10년 동안 가정폭력방지법 시행,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형사처벌, 유급 육아휴직 도입으로 공동 1위 국가들 중에서도 점수가 가장 많이 올랐다. 한편 콩고민주공화국은 70점으로 10년 새 27.5점이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남아 국가들의 점수 상승폭이 크다면서 “기혼 여성들의 사업자 등록·은행계좌 개설 허용 등 남성과 같은 방식으로 살 권리를 열어주는 개혁에 근거한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임시 총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여성들이 그들의 완전한 잠재력에 도달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진다면, 세상은 더 공정할 뿐만 아니라 더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맥킨지글로벌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노동시장에서 성격차가 해소될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8조달러(약 3경1500조원) 늘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 경제를 합친 규모와 맞먹는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최소 56개국이 지난 10년간 전혀 성평등 개선법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