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가자지구 ‘위대한 귀환’ 1주년 시위서 4명 사망…국제사회 “이스라엘 극단적 봉쇄정책 탓”

이스라엘이 강제 점거하고 있는 고향 땅으로 돌아가자는 팔레스타인의 ‘위대한 귀환 행진’ 1주년 시위가 열린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접경지역에서 이스라엘군 발포로 10대 소년 3명 등 4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격화된 팔레스타인 혼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동부 이스라엘 국경 인근에서 새총을 이용해 이스라엘 쪽으로 돌을 던지고 있다. 가자지구EPA연합뉴스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는 가자지구 거주하는 벨랄 알나자르 등 17세 소년 3명과 20세 무함마드 지하드 사드가 이날 시위 도중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최소 2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군은 폭발물이나 돌을 던지는 일부 과격 시위대를 실탄과 고무총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폭우에도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4만명 이상 시위에 참가했다. 

 

‘위대한 귀환 행진’ 시위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거에 항의하다 숨진 시민 6명을 기리는 ‘땅의 날’ 42주년인 지난해 3월30일부터 시작됐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즉각 해제하라고 주장한다.

 

당시 트럼프 정부의 이스라엘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으로 격화된 시위는 1년 내내 이어졌다. 현재까지 시위 도중 사망자는 최소 26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은 “시위대 대부분은 비무장 평화시위를 벌였다”면서 “이스라엘군은 과도한 무력사용으로 전쟁범죄 유죄를 선고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저격수의 아동, 언론인, 의료인력 대상 조준사격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이스라엘의 극단적인 가자지구 봉쇄정책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12년 넘게 가자지구로 이동과 물류, 해외원조까지 통제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식용수는 전체 수자원의 10% 미만이다. 이스라엘의 전력공급 시간은 채 12시간이 안 된다. 가자지구 200만 인구 중 절반가량이 빈곤층이다. 세계은행과 유엔은 70%에 육박하는 청년 실업률과 가파른 물가상승 등 경제난이 이스라엘의 봉쇄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하마스는 이날 시위를 앞두고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해외 지원금 상한선 상향, 조업수역 확대, 담수화 프로젝트 승인 등을 이끌어냈다고 발표했지만 소용 없었다. 

 

가자지구 시위에 참여한 16세 소년 무함마드 알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1년 내로 나는 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가야하지만 아버지가 실직해서 그럴 수가 없다”면서 “누구 책임인가? 이스라엘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