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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냐 간츠냐, 춤추는 중동평화

중동지역 평화에 가늠자가 될 이스라엘 총선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오는 9일(현지시간) 선거를 앞두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리쿠드당과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 야권연합 청백동맹이 초접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 주변 국가들과 관계 설정을 두고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간츠가 총리가 될 경우 중동 국가들과 관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 시절의 베니 간츠. 

 

이스라엘 방송 채널13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리쿠드당은 전체 120석 중 2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론조사 실시 이후 처음으로 청백동맹(28석)에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예루살렘으로의 미국 대사관 이전에 이어 지난달 시리아 남서부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영토주권까지 인정하는 등 네타냐후 총리에 힘을 실어준 영향으로 해석된다. 

 

선거가 초접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네거티브 선거전도 과열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의 휴대전화가 이란 정보당국에 해킹됐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간츠, 이란은 당신에 대해 뭘 알고 싶었던 걸까”라며 조롱했다. 간츠를 ‘나약한 좌파’로 규정하면서 총리로서 신뢰하기 어렵다고 비난해왔다. 반면 간츠의 선거운동 진영은 최근 잇딴 부패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를 타락한 정치인으로 낙인찍으면서, 그와 대비되는 간츠의 강직한 군인으로서 모습을 부각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 


누가 총리가 될지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리쿠드당이나 청백동맹 모두 단독 과반이 힘든 만큼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관건이다. 이번 총선에는 13개 정당이 뛰어들었다.

 

연정 구도는 양측의 대외정책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고 네타냐후는 강경 일변도, 간츠는 대화를 모색한다. 리쿠드당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방관하거나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청백동맹은 정착촌의 무분별한 확대에 반대한다. 간츠는 ‘두 국가 해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한 방송토론회에서 팔레스타인과 오슬로 평화협정을 체결한 주역이자 극우 청년에 살해됐던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에 자신이 비교되는 것에 대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말했다. 

 

주변국과 관계 설정 방식도 차이가 난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탈석유 경제로 체질전환을 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들과 경제협력 등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키고 이란을 견제한다는 전략이다. 간츠 대표는 미국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으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스라엘 의회 내 초강경파들이 최대 군사위협인 이란을 직접 타격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반대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9일 총선에서 리쿠드당이 청백동맹에 밀리더라도 극우·우파 정당들을 규합해 과반인 최소 62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청백동맹이 리쿠드당에 크게 앞서면서 제1당이 될 경우 시나리오는 복잡해질 수 있다.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총리 후보 지명권을 행사하고 간츠 대표가 현재 원내 제1 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아랍계 소수정당까지 두루 손 잡을 경우 결과는 알 수 없다. 이스라엘 법에 따르면 총선 직후 대통령은 정당 대표들과 협의를 거쳐 연정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구성권을 준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일 채널12와 인터뷰에서 “리쿠드가 청백동맹에 3~4석 차이로 진다면 리블린은 이를 핑계 삼아 간츠에게 연정구성권을 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가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은 오직 유대인만을 위한 국가”라고 주장하자 리블린은 “이스라엘에는 1등 시민도, 2등 시민도 없다”며 그의 발언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