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중국의 미국산 농산품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자국 농민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150억달러(약 17조84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중국이 각종 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며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자신도 보조금 카드를 재차 빼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회담하기에 앞서 “중국이 우리 농민들에게 사들인 최대 액수는 약 150억달러”라면서 “그에 비례한 금액을 우리 농부들에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예상되는 농가의 피해액만큼 보전해 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7월에도 120억달러 규모의 농가 보조금 긴급지원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 농산품을 집중적으로 공격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의 중국제품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콩·수수·돼지고기에 높은 관세를 매겼다. 지난 13일 발표한 미국제품 600억달러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품목에도 냉동야채 등 농산품이 포함됐다.
미국 농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조금 지급 방침에 대해 농가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기 전 선제적인 조치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콩 소비국이지만 미국산 콩 수입량은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하락했다. 이날 미국의 콩 선물 가격은 10여년 새 최저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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