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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팔 평화계획 설계자 쿠슈너, 모로코·요르단으로 간 까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계획의 설계자인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28일(현지시간)부터 모로코를 시작으로 아랍 동맹국 방문길에 나섰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다음달 25일부터 바레인에서 열리는 국제컨퍼런스에서 이·팔 평화계획의 경제부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언론을 통해 일부 내용이 공개된 자신의 이·팔 평화계획이 극단적인 친이스라엘 노선으로 비난받자 아랍 동맹국들의 지지를 결집시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백악관은 이날 현재 쿠슈너 선임고문이 모로코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번 주말에는 이·팔 평화협상 대표단을 이끌고 다른 아랍 동맹국들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선지와 방문일자 등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은 채 “이·팔 양국 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일관된 노력의 일환이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쿠슈너는 모로코에서 모하메드 6세 국왕을 만난 뒤 요르단에서 제이슨 그린블라트 국제협상 특사 등 이·팔 평화협상대표단과 합류하고, 이·팔 경계도시 예루살렘에서 일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 선임고문의 행선지와 시점을 고려할 때 이·팔 평화계획에 대한 아랍 동맹국들의 지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모로코와 요르단은 이·팔 평화계획에 대해서 확실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나라들이다. 양국은 6월 바레인 컨퍼런스에 대표단 파견 여부도 아직까지 결정하지 않았다. 특히 요르단은 지난 1월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동예루살렘 올드시티 방문에 항의하는 등 최근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다. 볼턴 보좌관이 방문한 올드시티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과정에서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은 지역이다. 쿠슈너의 이번 방문지 포함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이집트도 바레인 컨퍼런스 참석 여부를 확정짓지 않았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적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의 생각대로 이·팔 평화계획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랍 동맹국들의 지지와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 이스라엘하욤이 최근 이스라엘 외교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 60억달러(약 7조1670억원)의 70%를 아랍 동맹국들이 부담하게 한다는 게 쿠슈너의 구상이다. 여기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경제활성화를 위해 이집트가 공항·공장 건설 부지를 내어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번 방문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우회해 사우디에 대규모 무기 판매 강행 계획을 발표한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알자지라는 협상대표단에 이란 제재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브라이언 훅 국무부 이란정책특별대표가 포함된 것도 지적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이 사우디를 축으로 아랍 동맹국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