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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네타냐후, 연정구성 실패하면서 이스라엘 재선거…이·팔 평화계획까지 격랑속으로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구성에 실패하면서 이스라엘이 총선을 치른지 채 두 달도 안 돼 재선거 국면에 들어갔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구성 마감시한인 29일(현지시간) 자정을 넘기면서 의회 해산 및 새 총선 실시안 표결이 진행됐고 74대 45로 가결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재선거는 9월17일 치러진다. 전례없는 선거국면 장기화에 이스라엘 국내 정치뿐만 아니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해법 등에도 혼란이 불가피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초정통파 유대교도 ‘하레디’에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두고 불거진 연정 파트너 정당 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서 연정구성에 실패했다. 극우정당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을 이끄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하레디도 일정 비율 병역 의무를 지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굽히지 않았다. 네타냐후는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토라유대주의연합과 샤스도 쿼터제 원칙에는 동의했다며 더 이상 이들 정당에 양보를 요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는 하레디 병역 쿼터제는 실시하되 그 비율을 의회가 아닌 정부가 정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리에베르만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35석을 확보했고, 극우정당과 유대교 정당을 규합해 전체 120석 중 60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5석을 얻은 리에베르만 정당의 지지가 있어야만 과반으로 연정을 구성할 수 있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표결 직후 리에베르만 전 장관이 비현실적인 요구를 고수해 연정구성에 실패했다며 책임을 돌렸다. 네타냐후는 “나는 쓸 데 없는 선거를 치르지 않으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그(리에베르만)는 온 나라를 6개월 동안 선거만 치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 선거운동기간이 최소 3개월인 것을 두고 한 발언이다. 

 

재선거가 치러지고 리쿠드당이 다시 승리하더라도 향후 네타냐후 총리의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하다. 각종 부패혐의에 연루된 네타냐후에 대한 사법부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옐렛 샤케드 법무장관은 10월로 예정된 청문회를 앞두고 3건의 부패혐의에 대해 네타냐후를 형사고발할 것을 권고했다. 네타냐후는 연정 파트너 정당들을 부추겨 자신에게 소추면책 특권을 부여하고 대법원 권한을 약화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야당 반대에 가로막혔다. 검찰 기소가 유력하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의 향후 거취가 불안정해지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이·팔 평화계획도 난항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평화계획 설계자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다음달 25일 경제부문 구상을 밝힐 계획이지만 그동안 공조해 온 네타냐후 정부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