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계획 발표를 이달 말에서 11월까지 늦출 수 있다고 내비쳤다. 미국 정부 중동특사 제이슨 그린블라트는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언론 예루살렘포스트의 연례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스라엘이 연정구성에 실패하면서 9월 재선거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팔 평화계획이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그린블라트 특사는 이날 회의에서 “새 이스라엘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기다리길 원한다면 빨라도 (정부 구성 마감시한인) 11월6일까지는 기다리는 게 논리적으로 맞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서 다시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다면 6월에 이·팔 평화계획의 청사진이 제시됐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극우 성향의 현 집권당 리쿠드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35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초정통파 유대교도 하레디의 병역 의무화를 주장했던 연정 파트너 정당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과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의회과반인 61석 확보에 실패했고 재선거에 돌입했다.
트럼프 정부는 평화계획의 정치부문 구상이 이스라엘 총선에서 논쟁거리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팔 국경설정, 팔레스타인이 미래 국가 건설시 수도로 삼으려는 동예루살렘 지위 문제가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에 유리한 내용으로 발표되지 않는 이상 트럼프 대통령과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던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이란 전선에 보조를 맞춰왔던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가 흔들린다면 트럼프 정부 중동정책의 기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린블라트 특사는 이날 CNN 기고문에서 이·팔 평화계획 발표 시점을 두고 “우리는 이스라엘 선거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루살렘포스트 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을 병합을 권리가 있다는 발언을 한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의 발언을 두둔하기도 했다.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은 국제법상 불법이다. 프리드먼 대사의 발언은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이·팔 평화방안인 ‘두 국가 해법’을 무시하는 것으로 안팎에서 비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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