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 정부와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국영방송 연설에서 “우리는 항상 대화의 힘을 믿어왔다”며 “미국이 제재와 경제적 압박을 풀고 이란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 틀로 복귀한다면 지금 당장 어느 곳에서라도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온건보수파로 외교적인 해법을 선호하며 이란핵합의를 타결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그의 유화 제스처가 최근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미군 무인정찰기(드론) 격추로 고조된 양국의 긴장관계를 완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로하니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두고 “이전 버락 오바마 정부에 했던 것과 동일하다”면서 묵살했다. 그는 “최종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것이지만 나와 대통령 모두 재앙이라고 여기는 이전 정부 행태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료를 인용해 최근 트럼프 정부가 이란에 외교적으로 열려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지난달 26일 미 재무부의 새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 대한 제재를 당분간 가동하지 않도록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날 로이터는 자리프 장관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비자를 내줬다고 보도했다.
이란핵합의 당사국인 독일·프랑스·영국 정부는 미국과 이란 간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란이 유럽국들에 미국의 제재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보상할 방법을 찾으라며 우라늄농축도를 높이는 등 핵합의 탈퇴 압박을 한 데 따른 조치다. 이들 유럽 3국은 앞서 지난 4일에도 미국의 이란 제재 우회 거래를 돕는 특수목적법인 인스텍스를 통한 첫 거래가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며 이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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