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최근 이란과 군사적 긴장 완화에 많은 진전이 있었으며, 이란 지도부를 교체할 뜻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 준수 단계를 계속해서 낮출 것이라고 위협한 뒤에 나왔다. 트럼프의 유화 제스처를 두고 양국 대화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혀 이란 지도부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우리와 대화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그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진전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란 탄도미사일 개발 저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처음으로 이란이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관련해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 기회를 잘 살려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지 못하도록 하는 협상을 하게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언론 예루살렘포스트는 트럼프 정부가 이란과 대화를 암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 정부 내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유엔회의 참석차 미국 뉴욕에 머무르고 있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장관은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에 화답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원했다면 진작에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미군 무인정찰기 격추에 대한 보복공격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뒤집었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결정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앞서 지난 14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국영방송 연설에서 “우리는 항상 대화의 힘을 믿어왔다”며 “미국이 제재와 경제적 압박을 풀고 핵합의 틀로 복귀한다면 지금 당장 어느 곳에서라도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핵합의 관련 양국 간 대화가 성사되려면 이란 탄도미사일 개발 관련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중동 국가 중 가장 강력하고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핵합의 탈퇴 이전부터 이란에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등 지역 동맹국에 직접적인 군사위협이 되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말라고 압박해왔다.
한편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주재 이란 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의 미사일은 어떤 경우에도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헨리 롬 이란지역 연구원은 “이란 제재 해제시 조건부 대화가 가능하다는 자리프 장관의 발언을 폼페이오 장관이 잘못 해석했을 수 있다”면서 “이란에서 탄도미사일 개발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엔주재 이란 대사가 신속하게 폼페이오 장관 발언을 반박하지 않는다면, 자리프 장관은 이란에 돌아가서 보수강경파들의 반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16년 만에 사우디로 자국 전투병력 배치…동맹국들에는 호르무즈해협 감시단 참여 재차 압박 (0) | 2019.07.21 |
---|---|
미국 "터키, F-35 스텔스기 공동개발·인도 프로그램서 제외" (0) | 2019.07.18 |
EU, 이란의 잇단 핵합의 위반에도 “합의 지켜나갈 것” (0) | 2019.07.16 |
P&G, 美 여자 축구대표팀 ‘남녀 평등 보수’ 투쟁 지지하며 53만달러 보너스 (0) | 2019.07.15 |
美 우호 시그널 있었나, 이란 로하니 대통령 “제재 해제하면 미국과 대화” (0) | 2019.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