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말레이시아 수사 상황
ㆍ용의자, 암살 이틀 지나 베트남으로 출국하려다 붙잡혀
ㆍ“두 여성 고용돼 범행” “주범들 도주 위한 미끼” 추측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말레이시아에서 붙잡혔고, 현지 수사당국이 여러 명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국제적 관심이 집중된 김정남 피살사건 수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구체적인 범행 과정과 동기 등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알파벳 ‘LOL’이 크게 쓰인 셔츠를 입은 여성은 작은 핸드백 하나만 어깨에 걸쳤고, 미니스커트 차림이었다. 겉보기엔 여느 여행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공격한 두 여성 중 1명으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공항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고, 결국 체포됐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에 따르면 이 여성은 28세의 드안 티 흐엉으로, 여권에는 1988년 5월31일생으로 적혀 있었다. 현지 언론 동방일보는 그가 하노이에서 멀지 않은 남딘성 출신이며 베트남으로 출국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베트남과 북한 외교관들을 통해 이 여성이 베트남 태생인지 혹은 위조된 여권을 갖고 있던 것인지 조사 중이다. 또 현장에서 달아난 여성 1명과 남성 4명을 추적하고 있다. 베트남과 북한 국적자들이 섞여 있는 남성들이 두 여성을 ‘고용’해 범행을 지시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동방일보는 체포된 여성이 “남자 4명이 공항 내 레스토랑에서 범행 장면을 지켜봤고, 뒤에 여성 2명과 공항 부근 호텔에서 만났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왜 이틀 뒤에 드안 티 흐엉만 따로 남겨져 체포됐는지는 알 수 없다. 또 다른 언론 성주일보는 주범들의 도주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미끼’였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이 당초 알려진 대로 독침 공격을 당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지 뉴스통신 베르나마는 경찰 간부의 말을 인용해 “한 여성이 독극물 액체가 묻은 천으로 김정남을 감쌌다”고 보도했고 더스타는 독액 스프레이를 쐈다고 했다.
시신은 교외의 푸트라자야 병원에 안치됐다가 15일 쿠알라룸푸르 병원으로 옮겨졌고 부검이 실시됐다. 경찰은 범행에 쓰인 독극물을 특정했다고 했으나 어떤 물질인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부검은 이날 오후 7시50분 쯤 끝났다. 결과가 나와야 어떤 성분이 어떤 방식으로 주입됐는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쿠알라룸푸르 병원 측은 언론과의 접촉을 일절 끊고 부검 과정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AFP통신은 이번 사건을 “냉전 스타일의 암살”이라고 표현하면서, 쿠알라룸푸르 병원 앞에 북한대사관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고 전했다. 강철 북한대사의 전용차인 인공기를 단 재규어가 병원으로 들어가는 장면도 목격됐다. 북한대사관 측은 부검을 직접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교관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않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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