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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브라질 보우소나루 정부, 아마존 의용소방대원 방화혐의 체포…눈엣가시 시민단체 때리기 나섰나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일부 의용소방대원들이 소속 단체 기부금 모금용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숲에 불을 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브라질 북부 파라주 알테도샤오 지역에서 활동하는 의용소방대원 4명이 26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됐다고 이날 폴랴지상파울루 등이 보도했다. 

 

 

브라질 경찰은 지난 9월 알테도샤오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중 일부는 의용소방대원들의 방화였다고 보고 이날 대원 4명을 체포했다. 그달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 간 화재로 축구장 1600개 면적 숲이 소실됐다. 경찰은 화재현장 사진과 동영상, 의용소방대원 간 통화 등 방화를 입증할 증거들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은 브라질 경찰이 보낸 동영상에서 의용소방대원들이 불을 지르는 장면은 없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앞서 의용소방대원들과 협력관계인 아마존 원주민 지원 시민단체 건강행복프로젝트(PSA) 본부도 압수수색했다. 체포된 의용소방대원들 중 한 명은 PSA에서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아마존 숲 대형 화재로 궁지에 몰린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가 이들에게 방화죄를 뒤집어 씌우면서 비난 여론을 돌리고, 개발정책을 이어나가려는 시도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개발하려는 보우소나루 정부에게 의용소방대와 PSA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꼽힌다. PSA는 1987년 상파울루 출신 의사 유제니우 스칸나비노가 세운 단체로 알테도샤오 지역 아마존 원주민들에게 방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원주민들이 지속가능한 관광업·농업 모델을 개발하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지역 의용소방대와 함께 화재 예방활동도 벌이고 있다. PSA 간부 카에타노 스칸나비노는 “이 대원들이 진짜 방화범이라면 할리우드 배우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탄압 의혹을 제기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글로벌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시민단체들이 불을 지르고 돈을 갈취하고 있다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내러티브가 또다시 시작됐다”고 비난했다. 

 

 

한편 폴랴지상파울루는 브라질 사법당국의 체포 전날인 25일 알테도샤오 지역을 개발하라는 부동산개발업자들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연방검찰은 지난 9월 이 지역 화재 중 일부는 경찰 현상수배 중인 토지강탈범 중 한 명이 저지른 방화로 보고 있다. 브라질 경찰은 현재로선 당시 화재와 부동산 개발업자 사이의 연관 관계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