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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휴전 합의했다는데 가시지 않는 불안…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를 상대로 한 공습은 언제쯤 완전히 멈출 수 있을까.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무장정파 이슬람지하드 고위 사령관 바하 아부 알아타를 표적 공습 살해한 다음날인 13일에도 공습을 이어갔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이슬람지하드는 이집트의 중재하에 14일 오전 5시30분부터 휴전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이날 오전에도 접경지대에서 미사일 경보 사이렌을 울리고 학교 폐쇄령을 유지했다. 이날 이스라엘 군관료는 현지언론 하레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를 다치게 한 이들을 응징한다는 이스라엘의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이슬람지하드 소속 대원의 시신이 실린 관을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시민들이 옮기고 있다.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 사망자는 7살 아이 포함해 34명에 달했다. 민간인 희생자까지 발생하며 피해가 늘고 있지만, 정치 생명 절단 위기에 몰린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가 자국민의 안보 불안을 이용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면서 당분간 역내 혼란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4월과 9월 총선 이후 제일 먼저 연정구성 권한을 얻었지만 연달아 협상에 실패하며 위기에 몰렸다. 뇌물수수 등 3건의 부패혐의로 심리가 진행중인데 수주 내로 검찰에 기소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편 연정구성 협상 중인 제1 야당 청백당 대표 베니 간츠는 최근 며칠 새 아랍계 정당들을 규합해 소수정부를 구성하는 논의를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네타냐후 총리가 국방장관을 초강경파인 나프탈리 베네트로 교체하고 공습을 지시하면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공습 몇시간 전 트위터에 “아랍계 정당이 지지하는 소수정부는 국가에 위협”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아랍계 정당 연합체인 ‘공동명부’의 대표 아흐마드 티비와 고인이 된 오슬로협정 체결의 주역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의 사진을 나란히 올렸다.

 

이후 이슬람지하드 아타 사령관이 살해되고 이 조직의 보복 공격 미사일이 수백발 날아드는 상황에서 간츠가 아랍계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가 됐다는 관측이 많다. 안보 불안 우려는 물론 아랍계 반대 정서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네타냐후 총리가 바라는 대로 우파 여당 리쿠드와 중도좌파 청백당이 손잡는 대연정, 그리고 그와 간츠 대표가 번갈아 총리직을 맡는 시나리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졌다. 

 

이스라엘과 이슬람지하드가 휴전합의에 이르렀다고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지형을 만들기 위해 언제든 재차 공습에 나설 수 있어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제1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이슬람지하드와 함께 이스라엘에 맞서 싸워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전면전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