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품이 드디어 나왔다니 믿기지 않네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최초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자흐라 라리는 7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성선수용 히잡을 쓰고 스케이팅을 하는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을 남겼다. 이날 나이키가 메이저 스포츠브랜드 중에서는 처음으로 무슬림 운동선수들을 위한 전용 히잡 출시 계획을 밝히자 반가움을 표시한 것이다.
메간 살펠드 나이키 대변인은 이날 제품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고 창조성을 일깨우는 것은 나이키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프로 히잡’이라 이름 붙인 제품은 선수들이 움직이는 데 편하도록 신축성이 좋고 가벼운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만들어졌다. 스타킹을 신듯이 상의에 달린 ‘히잡’ 부분을 머리에 쓰고 잡아당기기만 하면 된다. 보이지 않게 작은 구멍이 촘촘히 뚫려 있어 장시간 착용해도 답답하지 않다.
2018년 봄부터 검정, 회색, 흑자색 3가지색 히잡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나이키는 제품 개발에만 13개월을 투자했다. UAE 두바이에 따로 디자인팀을 꾸리고 운동선수부터 역사학자, 작가,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도록 했다.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고 무슬림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라는 취지였다. 라리 등 무슬림 운동선수들에게 직접 스포츠 히잡을 입혀보고 성능을 테스트했다.
앞서 나이키는 지난달 19일 사회적 편견에 맞서 복싱, 축구, 펜싱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무슬림 여성 운동선수들의 모습이 담긴 광고를 공개해 논쟁의 중심에 섰다. 지난 2일에는 체구가 큰 선수들을 위한 ‘플러스사이즈’ 운동복도 선보였다.
여성 무슬림 운동선수들이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서는 모습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육상선수 사라 아타르는 사우디 역사상 최초로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에 히잡을 쓰고 800m 레이스를 완주했다. 지난해 10월 요르단에서 열린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는 히잡을 쓴 축구팀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머리나 목 부상 위험이 있다며 히잡 착용을 금지했던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슬람 국가가 다수 속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반면 국제농구연맹(FIBA)은 국제대회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규정을 고수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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