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에 왔을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쓰고 간 편지를 봤다. 정말 고맙고 우리는 이 편지를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어떤 내용인지 언론에도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
미국의 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참모 취임식 연설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남긴 편지를 들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의 편지는 전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면서 후임자에게 편지를 쓰고 가는 전통에 따른 것이다. 보통 당부나 조언을 담아 짧게 쓴다.
트럼프가 농담조로 편지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실제 관례가 수년간 비밀로 하도록 돼있다. 2009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오바마에게 남긴 편지도 지난 19일에야 ABC뉴스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보관하고 있던 것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내용이 알려졌다. 부시는 “힘든 시간들이 찾아오겠지만 당신을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나를 포함해서 미국 국민들이 지지할 것”이라면서 격려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1년 부시에게 쓴 편지에서 “당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할 때 느끼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오바마가 트럼프에게 어떤 당부와 조언을 담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트럼프가 오바마의 흔적을 지우려고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트럼프가 20일 취임식을 마치고 집무실에 오자마자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를 무력화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바마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라고 할 수 있는 기후변화, 이민, 이란핵협상 등도 언제든 뒤엎을 수도 있다고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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