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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프란치스코 교황 “독일 히틀러도 권력 잡고 국민 파멸로 몰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아돌프 히틀러는 권력을 도둑질하지 않았다. 그는 선출된 권력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스페인어권 신문 엘파이스와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과 유럽 각 나라에서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득세하는 현실을 어떻게 보느냐에 답한 것이다. 교황은 위기의 시대에 사람들의 안목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왜곡된 정체성을 제시하는 지도자를 만나게 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1930년대 독일이었다.


파울 폰 힌데부르크 대통령 집권기에 경제위기 등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고 국민들은 새로운 정체성과 리더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거기에 ‘내가 할 수 있어요’라고 소리치는 히틀러가 있었다”고 말했다. 1934년 8월 힌덴부르크 대통령이 사망한 뒤 총리였던 히틀러는 국민투표를 실시해 대통령 지위를 겸하게 됐다. 이후 독일을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으로 몰아넣었고, 열등한 민족은 죽여도 된다는 우생학에 밑바탕을 둔 인종대학살인 ‘홀로코스트’ 만행을 저질렀다.


교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멕시코와 국경에 장벽을 쌓아올리겠다는 공약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히틀러를 예로 들며 “위기의 시대에 사람들의 안목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장벽이든 철조망이든 상관 없이 외부 세력으로부터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호해줄 구세주를 찾게 만든다”고 말했다. 테러 위협이 있든 없든 간에 개별 국가는 국경을 통제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느 국가든 시민들로부터 이웃과 대화할 권리를 빼앗아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들은 당장 내쫓겠다고 한 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평가는 미뤘다. 그가 어떻게 하는지 두고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