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도널드 트럼프는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구기온을 측정하는 기관들은 수치로 그의 주장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있다. 2016년이 지구 기온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으로 발표했다.
NOAA는 지구평균 기온은 섭씨 14.83도로 전년 대비 약 0.03도 상승했으며 188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NASA는 약 0.09도나 오른 것으로 봤다. 지난해가 관측역사상 가장 더운 해일 확률도 95% 이상으로 보는 등 62%에 그친 NOAA보다 훨씬 확신에 찬 측정결과를 내놨다. 기온 상승폭에는 차이가 있지만 3년 연속 가장 더운 해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데에는 양 기관 모두 동의했다.
지난해 지구는 이례적인 기온 상승으로 몸살을 앓았다. 세계자연유산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산호초들은 무더기로 탈색되고 죽었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 포트맥머레이에서 난 대형 산불도,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에서의 살인적인 더위도 다 기후변화의 결과물이다. 팔로디에서는 51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미국 알래스카의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호주 연안에서 북극해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난 엘니뇨 현상이 꼽힌다. 디케 아른트 NOAA 글로벌모니터링 국장은 “엘니뇨가 지난해 기후변화에 최대 3분의 1정도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까지 4년 연속 지구최고기온을 경신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엘니뇨의 기세가 한풀 꺾인다고 보기 때문이다.
1998년 당시 지구 최고기온을 경신할 때에도 엘니뇨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는 그떄보다 훨씬 기온 상승폭이 높다. 전문가들은 북극 기온 상승이 기후변화의 주요한 원인으로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NOAA와 NASA의 측정치가 많이 차이나는 것도 북극의 기온상승을 어느 정도 반영하느냐의 차이로 봤다. NASA는 북극이 다른 지역에 비해 3배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다고 측정했다. 지난해 11월 북극의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20도나 오른 영하 5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북극해 바다얼음 면적은 414만㎢로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NASA 연구원 개빈 슈미트는 “1970년대 이후 이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례없는 지구의 이상 고온은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때문으로 풀이된다. 조나단 오버펙 미 애리조나대 교수는 지난해 성층권 기온은 가장 낮았다면서 온실가스가 지표면의 열을 가둬 성층권까지 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버펙 교수는 “화석연료는 지구를 들끓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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