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민주화의 아버지’ 수아레스 전 대통령 별세

포르투갈 ‘민주화의 아버지’ 마리우 수아레스 전 대통령이 1월7일(현지시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수아레스 전 대통령을 치료한 수도 리스본의 적십자병원은 “지난달 13일 건강이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호전되는 듯했으나 혼수상태에 빠진 뒤 회복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AP통신 등은 구체적인 사인은 나오지 않았으나 2013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병치레가 잦았다고 보도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모든 포르투갈인에게 진심으로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3일간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1924년 12월7일 리스본에서 태어난 수아레스는 대학생 시절부터 안토니우 드올리베이라 살라자르의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벌였다. 12번이나 감옥에 갔고 살라자르의 탄압을 피해 이탈리아 등지를 돌며 망명생활을 했다. 1973년 독일 사회민주당과 사회주의인터내셔널 등의 지원을 받아 포르투갈 사회당을 창당해 당 대표를 맡았다.

1974년 무혈혁명인 ‘카네이션 혁명’으로 살라자르 정권의 48년 독재가 무너지자 귀국해 임시정부에서 외무장관을 지냈다. 그가 이끈 사회당은 1976년 치러진 첫 민주 선거에서 승리했다. 수아레스는 1976~1978년, 1983~1985년 두 차례 총리를 지냈다.

1986년 대선에서 당선된 후 재선에 성공해 1996년까지 총 10년간 국정을 운영해왔다. 이후에도 그는 포르투갈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었다. 2006년 82세 나이로 다시 대선에 도전했으나 3위에 머물렀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대통령은 “수아레스는 자유로운 포르투갈, 자유로운 유럽을 위한 싸움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며 “그는 항상 승리자였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