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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동심브레이커' 이탈리아 지휘자, “산타 없다” 콘서트 발언 직후 해고

새 지휘자(왼쪽)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남성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아우디토리움 페이스북 페이지

새 지휘자(왼쪽)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남성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아우디토리움 페이스북 페이지

“산타클로스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요.”


이 말 한마디에 어린이 콘서트 공연장 청중석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에 아이들은 훌쩍거리다가 이내 눈물을 보였다. 지난해 12월31일(현지시간) 라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언론은 29일 밤 로마 시내 공연장인 아우디토리움에서 열린 영화 <겨울왕국> 수록곡 연주회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 자모코 로프리에노가 한 말을 전했다. 동심을 파괴한 그에게 비난이 쏟아졌고 공연기획사는 즉시 지휘자를 교체했다.


로프리에노는 마지막 곡을 연주한 뒤 산타는 없다고 말했다. 행사 직후 공연 기획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부모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아이를 데리고 공연장을 찾은 오베르토 베필라쿠아는 “공연 도중 박수를 친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면서 로프리에노가 일자리를 잃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공연기획사는 지휘자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고, 부모들을 안심시키려고 페이스북에 새 지휘자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사람과 다정하게 서 있는 사진을 올렸다. 진실을 말한 대가 치고는 너무나 가혹하다며 로프리에노를 동정하는 반응도 나왔다.